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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올림픽] 머리 감독 "차기 대회도 단일팀? 답변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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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이어가고 싶지만, 미래의 단일팀에 대해 논의한 바 없어"

"북한 박철호 감독, 환상적인 지도자…개회식장 손잡고 걸었다"

연합뉴스

[올림픽] 답변하는 머리 감독
(강릉=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올림픽파크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기자회견에서 새러 머리 총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2.21 andphotodo@yna.co.kr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새러 머리(30·캐나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감독은 차기 대회인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머리 감독은 21일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로부터) 2년 계약 연장 제안을 받았고, 이를 받아들였다"며 "지난 4년간 우리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분명히 이 선수들과 다음 올림픽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머리 감독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경우 한국 대표팀과 남북 단일팀 둘 중 하나를 양자택일해달라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답하기 어렵다"며 "나는 처음에는 북한 선수들과 단일팀을 결성한다고 했을 때 거부감이 들었지만, 북한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고,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강했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북한 선수단이 합류하면서 첫걸음을 뗀 남북 단일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5전 5패로 마쳤다.

2골을 넣고 28골을 내주며 8개 팀 중 최하위에 그쳤지만, 남북의 자매가 한 팀으로 투혼을 펼치던 모습은 진한 감동을 안겼다.

27일 동안의 강렬했던 단일팀 여정을 마친 머리 감독은 아직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볼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3주간에 일어난 일들을 충분히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오늘이 처음으로 완전한 휴식일이다. 선수들 대부분도 아직 이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했다.

머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이뤄낸 일들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선수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단일팀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경기에서 뛸 기회를 얻지 못한 북한 선수들조차도 우리 팀의 시스템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선수들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단일팀이 가능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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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답변하는 머리 감독
(강릉=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올림픽파크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기자회견에서 새러 머리 총감독이 답변하고 있다. 2018.2.21 andphotodo@yna.co.kr



단일팀은 이날 강릉의 한 식당에서 남북 선수들이 함께 모여 점심을 먹었다.

머리 감독은 "점심으로 바비큐를 먹으면서 우리가 얼마나 특별한 경험을 공유했는지에 대해 얘기했다"며 "우리가 다시 뭉칠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아직 재결합에 관해서 얘기해본 적은 없다. 우리는 북한 선수들과 인연을 이어가길 바라지만 아직 미래의 단일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고 했다.

그는 "대회가 끝난 뒤에도 북한 선수들을 지도하고 싶었지만 관동하키센터가 운영을 마쳐 이용할 수 없게 돼 비디오 교육 등으로 대신할 계획이다. 북한 코치진과도 상의를 마쳤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 선수들을 계속 가르치고 싶다. 북한 선수들도 배우고 싶어한다. 심지어 이제 경기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였던 전날 스웨덴전에서 종료 버저가 울리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팀 스태프가 우는 모습을 보고 정말로 감정이 벅차올랐다"며 "4년의 힘든 훈련을 이겨낸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머리 감독은 북한의 박철호 감독에 대해서는 "정말로 환상적인 분이다. 나는 개회식에서 그분 옆에서 걷고 싶었다. 그는 내 손을 잡았고, 우리는 손을 잡은 채 개회식장을 걸었다. 그가 없었다면 단일팀을 운영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어떤 제안이든 열려 있었다"고 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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