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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몰래 버린 가축분뇨에 제주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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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관정 14곳 중 9곳 오염… 질산성 질소 농도 기준치 넘어 / “정화 불가… 회복에 장기간 필요”

제주지역 양돈장에서 수년간 몰래 버린 가축분뇨로 주변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제주시 한림읍 상명리 지역 농업용 지하수 관정 13곳과 공업용 지하수 관정 1곳에서 강우 전후의 수질 시료 430건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9곳이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정별로 14∼38개의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비가 내릴 때마다 각 관정의 오염 지표 물질인 질산성 질소 농도가 환경정책기본법에서 정한 지하수 환경기준인 L당 10㎎을 초과했다

관정별 질산성 질소 농도는 최소 10.2㎎에서 최대 39.9㎎까지 올라갔다. 3개 관정은 빨래 등 허드렛일에 쓰는 생활용수 수질 기준인 L당 20㎎을 초과했다.

세계일보

제주시 한림읍 상명리 가축분뇨 불법 배출지에서 아래쪽으로 200m 떨어진 지점 지하 21m에서 나온 가축분뇨 오염 흔적.


또 가축분뇨 불법 배출지에서 아래쪽으로 약 200 떨어진 지점에 가축분뇨가 유입된 것이 확인됐다. 이 지점에 조사·관측정을 뚫을 때 지표면으로부터 21 깊이에서 가축분뇨에 오염된 시추 코어가 나왔다. 가축분뇨 불법 배출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근거다. 제주도는 지층에 쌓인 가축분뇨가 빗물과 함께 투수성 지층이나 지하수 관정에 설치된 파이프 외벽을 따라 심부 지하수로 유입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2022년까지 지하수 수질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양돈장 등 지하수 오염 유발시설 인근 지역에 대한 수질 오염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오염된 토양을 걷어내서 정화하는 방법이 있으나 제주의 경우 대부분 암반이어서 인위적인 정화작업은 불가능하다”며 “지하수 수질 회복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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