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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정부군-터키-쿠르드족 … 늪에 빠진 ‘시리아 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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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부군, 남부 반군지역 동구타 공습

어린이 20명 등 민간인 77명 사망

BBC “지상군 공세 준비중” 보도

북부에선 터키-쿠르드족 충독

정부군, 쿠르드족 지원설에

터키 “정부군 개입 땐 재앙” 경고



이슬람국가(IS)가 패퇴하면서 시리아 내전의 겉모습이 시리아 정부군-터키-쿠르드족 3자의 각축전으로 바뀌고 있다. 남부에서는 정부군이 반군에 대해 대대적 공세를 펼치고, 북부에서는 터키군이 국경을 넘어와 쿠르드족 지역을 침공하면서 시리아 정부군이 쿠르드족 지원을 표방하고 나섰다.

바샤르 아사드 정부의 정부군은 지난 18일부터 다마스쿠스 외곽 친서방 반군 지역인 동(동부)구타에 대대적 포격과 공습을 벌이면서 지상군 공세를 준비 중이라고 <비비시>(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동구타는 다마스쿠스 인근에 유일하게 남은 반군 지역이다. 정부군이 이곳을 함락하면 시리아 남부를 사실상 장악하게 된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적어도 77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유엔 관계자들은 내전 발발 이후 최악의 인도적 위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동구타 함락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동구타에선 2013년부터 약 40만명의 민간인들이 포위된 채로 생활해왔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달 들어 동구타 탈환을 위한 공세를 강화해, 지금까지 수백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동구타에 대한 공세로 남부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입지가 강화되자, 이스라엘은 지난 10일 시리아 정부군 시설을 공습했다. 이스라엘 군은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이란의 무인기가 자국 영토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시리아를 공습하다가 F-16 전투기가 격추되기도 했다.

시리아 북부에서는 이슬람국가를 몰아내는 데 큰 구실을 하며 세력을 키운 쿠르드족, 쿠르드족 독립 움직임을 막기 위해 이 지역을 침공한 터키, 시리아 정부군 세력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베키르 보즈다으 터키 부총리는 19일 시리아 내 쿠르드족 지역에서 터키의 군사작전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시리아 정부군이 개입하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터키는 지난달 20일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에서 테러조직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에 나섰다. 인민수비대는 이슬람국가 격퇴전을 주도한 시리아민주군(SDF)의 주축이다. 터키는 이슬람국가와의 전쟁에서 시리아 쿠르드족이 세력을 키워서 자국 쿠르드족의 독립운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로 이번 침공을 감행하고 있다.

터키의 경고는 시리아 정부군 병력이 아프린 지역의 쿠르드족을 지원할 것이라는 시리아 언론의 보도 직후 나왔다. 시리아 국영 <사나> 통신은 19일 “터키 정권의 공격에 맞서는 주민들의 입장을 지원”하려고 “인민부대”가 아프린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쿠르드족 고위 관리인 바드란 지아 쿠르드도 <로이터> 통신에 정부군 병력이 국경 지역에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군 세력의 아프린 지역 배치 징후는 아직 없다.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이란-레바논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고 있다. 세력이 약화된 반군은 미국 및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수니파 왕정국가들이 지원해왔다. 이슬람국가 격퇴전에서 쿠르드족 민병대를 내세운 미국은 최근 동맹국인 터키가 쿠르드족 공격에 나서면서 터키와 갈등이 깊어졌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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