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메르켈, 당 사무총장에 ‘미니 메르켈’ 지명…후계 준비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측근인 안네그레트 크람프 카렌바우어 자를란트 주 총리(56)를 소속 기독민주당의 신임 사무총장으로 지명했다. 메르켈 총리가 이번 인사를 통해 후계 구도를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크람프 카렌바우어는 경험이 풍부하고 신념이 확고한 사람”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사무총장직을 맡기로 한 것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크람프 카렌바우어가 새 직위에서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펼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크람프 카렌바우어는 “기민당이 더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중도주의 정당이 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오는 26일 전당대회를 거쳐 사무총장에 공식 취임한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0여년간 지역정치에 헌신한 크람프 카렌바우어는 총선의 전초전이었던 지난해 3월 자를란트 지방선거에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두며 전국적인 유명 인사가 됐다. 메르켈 총리와 가까워 현지 언론에서 ‘자를란트의 메르켈’ ‘미니 메르켈’로 불린다. 지난 7일 타결된 사회민주당과의 대연정 협상에서도 메르켈 총리의 참모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번 인사는 새 인물을 요구하는 당내 비판 세력을 진정시키면서 차기 총선을 위한 후계 구도를 준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9월 총선 승리로 4연임에 성공했으나 연정 구성에 난항을 겪으며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다. 사민당과 대연정 협상에서 재무장관 등 내각의 요직을 내주고 중도 좌파 의제를 수용해 당내 보수세력의 비판을 받고 있다. 크람프 카렌바우어는 ‘메르켈의 후임자가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꼬리표를 스스로 붙이지는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크람프 카렌바우어는 당내 우파 세력을 설득하고 포용하는 데 중도 성향의 메르켈 총리보다 적합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독일 일간 디 벨트는 크람프 카렌바우어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오른쪽으로 더 넓다는 점을 들어 “그를 메르켈 총리의 단순 복사판으로 여기는 것은 오산”이라고 전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