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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형광 분자 결합 쌍으로 알츠하이머 치료 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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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세포 자가 포식 관여 소기관 움직임 관찰 성공"

연합뉴스

쿠커비투릴-아다만탄아민 분자 결합을 이용한 세포 자가 포식 관찰법 설명도 [IBS 제공=연합뉴스]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단장 김기문 포스텍 화학과 교수)이 강력한 형광 분자 결합 쌍을 이용해 세포 자가 포식에 관여하는 세포 내 소기관 움직임을 관찰했다고 20일 밝혔다.

세포 자가 포식은 말 그대로 '세포가 자기 살을 먹는다'는 뜻이다.

영양분이 부족하거나 외부에서 미생물이 침입했을 때 세포 스스로 생존과 항상성 유지를 위해 내부 단백질을 재활용하는 면역 현상이다.

자가 포식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세포는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없어 죽게 된다.

학계에선 자가 포식과 관여한 두 세포 소기관을 관찰하기 위해 형광 단백질을 주로 이용했다.

그러나 자가 포식 과정 중 분해 효소 영향으로 형광 단백질도 함께 분해되는 탓에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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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선은 쿠커비투릴 형광을 볼 수 있는 채널(Cy3)에서 쿠커비투릴을 관찰 시, 빨간색 선은 아다만탄아민 형광을 볼 수 있는 채널(Cy5)을 통해 아다만탄아민을 관찰 시, 파란색 선은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이 결합한 경우에 나타나는 형광을 볼 수 있는 채널에서 관찰 시 볼 수 있는 형광 파장에 따른 빛의 세기다. 쿠커비투릴은 500㎚ 중반대에서, 아다만탄아민은 약 660㎚ 정도 파장에서 뚜렷이 감지될 만한 형광을 나타냄을 확인할 수 있다. 세포 자가 포식이 일어나면서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가 융합하면 이 둘에 붙어있던 두 형광 분자가 가까워진다. 이때 에너지 전이가 일어나 아다만탄아민을 볼 수 있는 비슷한 파장 영역에서 새로운 강도의 형광이 나타난다. [IBS 제공=연합뉴스]



IBS 연구진은 강력한 형광 분자 결합 쌍인 쿠커비투릴 분자와 아다만탄아민 분자의 특이적 결합 원리를 이용해 자가 포식이 일어나는 세포 소기관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살피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형광 분자 결합 쌍으로는 세포 소기관 각각 움직임뿐만 아니라 두 소기관 융합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분해 대상인 여러 소기관 중 미토콘드리아에 주목했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뇌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가 고장 난 채 적절하게 분해되지 않으면 알츠하이머나 파킨슨씨병 같은 퇴행성 뇌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먼저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 분자를 관찰할 수 있도록 각각에 형광 분자를 붙였다.

쿠커비투릴은 세포 내 리소좀을, 아다만탄아민은 미토콘드리아를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자가 포식 과정 관찰을 위해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가 융합 시에도 형광이 나타나도록 고안했다.

두 소기관이 융합할 때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 분자가 결합하는데, 이들에 붙은 두 형광 분자가 가까워지면서 일어나는 에너지 전이로 형광이 나타나는 원리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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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김기문 단장(왼쪽부터), 박경민 연구위원, 멍 리 연구위원 [IBS 제공=연합뉴스]



김기문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은 "형광 분자 결합 쌍을 이용한 바이오 이미징 기술은 복잡한 세포 변화를 더 세심히 연구하는 길을 열 것"이라며 "이미징 기술을 신경세포에 적용한다면 퇴행성 신경질환 세포 자가 포식 현상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달 25일 독일 응용화학회지 온라인판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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