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서소문사진관] 관중 향해 '쉿'···은메달보다 빛난 차민규의 배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차민규의 배려, 기대 그리고 승복. 이것이 올림픽 정신.

차민규(25· 동두천시청)가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 4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34초 41을 기록한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 선수에게 돌아갔다. 차 선수는 0.01초 차이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차 선수의 은메달은 모태범 선수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이후 8년 만이다.

중앙일보

차민규 선수가 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피니쉬 라인을 통과한 뒤 조용히 해 달라는 뜻으로 손을 입에 갖다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차 선수의 값진 메달 못지않게 빛나는 매너가 화재다.

14조에서 출발한 차 선수는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28명 중 가장 좋은 기록으로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기록 달성에도 불구하고 양손을 들어 보일 뿐 큰 표정 없이 트랙을 돌았다.

하지만 차 선수의 담담한 표정과는 달리 대한민국 관중들은 '깜짝' 기록에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차 선수가 트레이닝복 상의 모자와 고글을 벗으며 선수 대기석으로 가는 동안에도 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이어졌다.

이때 차 선수는 관중들을 향해 조용히 해 달라는 뜻으로 자신의 오른손을 입으로 가져다 대며 "쉿' 동작을 취했다. 바로 다음 조인 15조 선수들이 안정된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15조에는 자신을 0.01초 차이로 따돌린 세계랭킹 1위인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 선수가 포함돼 있었다.

중앙일보

차민규 선수가 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마지막조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로렌첸 선수가 피니쉬 라인을 통과한 뒤, 차 선수는 전광판의 기록을 보지 않으려는 듯 손으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이후 손을 내리고 기록을 확인한 차 선수 자신이 확고한 은메달이란 사실을 확인한 후 엷은 미소를 지었다. 두 다리를 펴고 선수 대기석에 앉아 있던 그는 1위로 들어오는 로렌첸 선수를 향해 손뼉을 쳤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은 그의 표정 어디에도 없었다. 경기를 마친 로렌첸 선수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잡았다. 그는 비록 스케이트 날만큼의 간극인 100분의 1초 차이로 졌지만, 승자에게 승복하고 축하의 박수를 보낸 것이다.

배려와 승복 그리고 축하해 주는 차 선수의 모습에서 승리가 목적이 아닌, 참가해 최선을 다하는 올림픽 정신이 엿보였다.

그는 "0.01초가 어떤 의미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짧은 다리"라며 웃었다.

차 선수는 2011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2016-2017시즌 맹활약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 500m와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동계 유니버시아드 남자 500m와 1000m에서는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앙일보

차민규 선수가 19일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차민규가 자신보다 0.01초 앞선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젠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지난해 12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7-2018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서 34초31의 기록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는 2014년 소치 대회 국내 선발전을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된 바 있다. 김상선 기자

중앙일보

차민규 선수가 19일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차민규가 자신보다 0.01초 앞선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젠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차민규 선수가 19일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차민규가 자신보다 0.01초 앞선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젠의 손을 잡으며 축하해 주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19일 남자 500m 경기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차민규 선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차민규 선수가 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서소문사진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