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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국당, 지방선거 인물난…'홍준표 사람들'은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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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만 '출마 러시'·중진들은 '뒷짐 기류'…선거 적신호?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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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오른쪽) 대표와 정우택 전 원내대표. (자료사진/사진=윤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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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실정론’을 펼치며 지방선거에서 여권과 일 대 일 구도를 장담하고 있지만, 정작 '선수 찾기'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여기에 공천이나 당협위원장 임명을 둘러싸고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 논란이 이어지면서 반발이 분출하는 등 내부 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중진들이 벌써부터 '포스트 홍준표' 체제를 노리고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오간다.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기준으로 한국당 출마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대구·경북(TK) 지역이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에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현역의원들을 비롯해 10명 이상이다. 보수텃밭인 이곳에서 공천을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서울시장 카드로 거론됐던 홍정욱 전 의원 등을 비롯해 주요 지역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이들 중 상당수가 출마에 선을 그었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이제 (후보) 이름을 얘기하지 않겠다”며 “너무 빨리 얘기하면 일이 틀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난맥상을 두고 당 관계자는 “선거 구도가 불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보수진영에선 얼마나 자신을 내려놓고 과감하게 투신하느냐가 선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인물난과 함께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私黨化) 논란’도 선거의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홍 대표는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직을 스스로 맡은 데 이어 측근이자 비서실장인 강효상 의원까지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직을 맡으면서 내부 비판이 거세졌다.

홍 대표는 경남도지사로 원내 최측근인 윤한홍 의원(전 경남 행정부지사)에게 힘을 싣기도 했다. 그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윤 의원은 내가 4년 4개월 간 (경남지사로) 재직 시 3년을 함께 했다”며 “나의 경남지사 당시 모든 업적에 대한 실무책임자는 윤 전 행정부지사고, 업적에 대한 평가에 공동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남지사는 홍준표 재신임으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당권까지 걸며 윤 의원을 띄운 셈이다.

부산의 ‘보수텃밭’으로 여겨지는 해운대구을 재·보궐 선거 후보로는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원장 역시 홍 대표의 최측근이다. 최근엔 이 지역 정가에서 김 원장을 후보로 추천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는데, 이를 두고 사당화 비판을 의식한 지도부가 우회적인 여론조성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최근 한국당 4선 이상 일부 중진들이 홍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연석회의를 제안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논란과 맞닿아 있다. 당시 공개 회의요구 성명에 이름을 올린 한 의원은 “지방선거 전망이 너무 불안한데 당에 회의가 안 열린다”며 “홍 대표 체제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는 근본적 물음에 답변을 해줘야 하는데 답변을 못하고 있지 않느냐”고 밝혔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들을 비판하며 회의 요구를 거부했고, 대신 김성태 원내대표가 중진회의를 열겠다며 중재에 나섰지만 중진들 사이에선 “당 대표가 왜 회의를 피하느냐”는 불만이 여전히 나온다.

당내에선 이 같은 기류 맞물려 원내 중진급 인사들이 선거 전면에 나서 당을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도 오간다. 지방선거 후 당권을 염두에 두고 선거에 거리를 두거나, 홍 대표 체제에 견제구를 날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보궐 선거 출마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한 원외 중진급 인사를 두고도 당 핵심관계자는 “원내 입성 후 차기 당권을 노린 행보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홍 대표가 지난 달 29일 당 의원 연찬회에서 “극히 일부에서는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홍준표가 물러나고 우리가 당권을 쥔다는 사람들도 있다”며 “지방선거가 끝나도 홍준표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당내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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