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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돈 없다는 한국GM, 차입금 상환금은 어디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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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기준 한국GM 현금 2600억원에 불과...내부거래 통한 매출채권 활용 가능성]

한국GM이 3억8000만달러(약 4000억원) 규모의 GM 본사 차입금을 갚으면서, 현금이 부족한 한국GM의 자금 출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또 이처럼 차입금을 회수해 가는 GM 본사의 의도가 한국 철수의 사전 정지작업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GM은 차입금 상환을 위해 KDB산업은행에 자금 융통까지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GM이 GM에 갚아야할 돈은 기간별로 2016년 말 기준 △지난 1월 31일 만기도래한 1조1317억원 △오는 4월 9880억원 △2020년 1774억원 △2021년 이후 6718억원 등 2조9690억원이다. 지난해 추가로 돈을 빌려 총 차입금 규모는 3조1000억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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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면, 한국GM의 현금 유동성은 현재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2016년 영업활동을 통해 회사로 유입된 자금이 마이너스 700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 말 기준 한국GM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612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내수 및 수출이 전년보다 더 악화된 것을 감안하면 이전과 같은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늘었을 가능성은 적다. 19일 한국GM 관계자도 “지난해 판매량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이 나아질 형편이 아니다”고 말할 정도다.

업계는 GM의 내부거래를 통해 거액의 차입금 상환 자금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대표적인 것이 매출채권이다. 매출채권은 물건을 판 뒤 거래처로부터 받을 외상대금을 채권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2016년 말 기준 한국GM이 보유한 매출채권은 1조8440억원에 이른다.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 3조4272억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GM이 수출 차종 대부분을 GM에 납품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매출채권의 채무자는 GM 관계사로 추정된다.

예컨대 GM관계사가 거액의 매출채권을 갚으면 한국GM에 현금이 유입되고, 이 자금이 GM본사의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쓰일 수 있다. GM관계사의 자금을 GM 본사로 옮기는 셈이다. GM관계사의 매입채무는 떨어지고, GM본사의 현금이 올라가는 방식이다. 이때 한국GM은 자산감소가 발생한다. 이처럼 한국GM의 채무를 매출채권 회수를 통해 진행하는 것을 두고, GM의 한국 시장 철수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같은 방법은 과거에도 있었다. 한국GM은 2014년 119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회사로 유입된 현금은 7838억원에 달한 적이 있다. 이때도 8816억원 규모의 매출채권이 갑자기 현금으로 바뀐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한국GM의 유동자산은 1조5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GM 본사 외에 차입금이 전혀 없다"며 "비상장사이고, 채권단도 없어 내부에서 운용되는 자금의 흐름을 외부에서 알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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