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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콕 포인트] 가솔린 특유의 매끄러움…골리앗이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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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2018 익스플로러'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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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길이 5m가 넘는 '가솔린 덩치'들의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SUV 시장은 2010년대 들어 폭스바겐 티구안을 앞세운 디젤 모델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가솔린 SUV는 디젤 SUV 위세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 상황은 디젤게이트로 '클린 디젤'의 허상이 드러나면서 반전됐다.

가솔린 SUV를 주력으로 내세웠던 미국 브랜드들도 숨통이 트였다. 대표 주자는 길이 5m가 넘고 폭이 2m에 육박하는 거구인 포드 익스플로러다.

익스플로러는 20년 넘게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끈 7인승 대형 SUV다. 1990년 미국에서 최초로 등장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700만대 이상 팔렸다.

익스플로러 2.3은 디젤게이트 이후 판매가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5546대가 팔리면서 수입차 시장에서 8위를 기록했다. SUV 중 유일하게 수입차 베스트10에도 포함됐다. 익스플로러가 시장 규모를 키워놓자 한 덩치 하는 일본 가솔린 SUV도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시작했다. 경쟁자는 혼다 파일럿과 닛산 패스파인더다.

디자인·사양

포드코리아는 지난달부터 디자인을 개선하고 안전·편의사양을 강화했지만 가격은 동결한 '2018 익스플로러'를 판매 중이다.

익스플로러는 낮은 루프랙과 공기역학적으로 다듬은 리어 스포일러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전장×전폭×전고'는 '5040×1995×1775㎜', 휠베이스는 2860㎜다. 어깨가 떡 벌어진 골리앗이다.

2018 익스플로러는 기존에 뭉툭했던 라디에이터 그릴을 날카롭게 다듬고 가로 크롬바를 추가해 강인하면서도 심플한 멋을 강조했다. '디귿(ㄷ)' 모양 안개등도 '기역 자(ㄱ)'로 다듬고 크기를 줄여 세련미를 살렸다

포드는 '미국차는 편의성이 부족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8 익스플로러를 내놓으며 편의사양에 많은 공을 들였다. 대표적인 것이 한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그동안 포드는 계기판이나 디스플레이의 모든 메뉴를 영어로 서비스해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18 익스플로러는 통화, 음악, 미디어 디바이스 기능을 관장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한글패치, 한국어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한 '싱크3'를 탑재했다. 싱크3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스마트폰용 T맵 서비스를 미러링 기술을 통해 차량 모니터에도 적용했다.

적재 용량도 넉넉하다. 7명이 탑승해도 594ℓ의 짐을 실을 수 있다. 1열을 제외한 나머지 좌석을 접으면 적재 용량이 2313ℓ로 커진다. 범퍼 하단을 발로 차는 동작으로 전동식 리프트 게이트를 여닫을 수 있는 핸즈프리 리프트 게이트도 채택했다. 또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경고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장치 등으로 구성된 포드 세이프·스마트 패키지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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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성능

시승차는 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트다. 키는 5m가 넘고 무게가 2t 이상인 덩치를 끌려면 배기량이 적어도 3000㏄는 넘어야 힘 좀 쓸 것 같지만 2261㏄에 불과하다. 심장이 작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2.3ℓ 에코부스터 엔진은 3000㏄급 엔진보다 더 센 힘을 발휘해 거구를 춤추게 만든다. 최고출력은 274마력, 최대토크는 41.5㎏·m다.

운전석에 앉으면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함을 제공한다. 어깨가 떡 벌어진 채 운전자를 감싸는 것 같은 내부는 갑옷을 입은 듯한 든든함도 제공한다.

전체 실내 디자인은 평범한 편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독일·일본 SUV에 길들여진 운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미흡하다. 단 센터패시아는 예외다. 여백의 미를 살려 세련미와 함께 조작 편의성도 높였기 때문이다. 고리로 둘러싼 토성처럼 생긴 볼륨 조작 다이얼을 중심으로 공조장치 조작버튼, 시트 온도 조절버튼이 조작하기 편하도록 심플하게 배치됐다. 8인치 컬러 LCD 정전식 터치스크린은 터치 반응 속도가 빠르다.

시동을 건 뒤 가속페달을 살짝 밟으면 거구가 매끄럽게 움직인다. 힘겨워하거나 둔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힘차게 질주하기 시작한다. 지그재그 구간을 통과할 때는 키가 큰 SUV답게 살짝 흔들리지만 불안감을 줄 정도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차체 안정감은 준수한 수준이다.

사륜구동 SUV답게 오프로드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나무뿌리와 돌멩이가 울퉁불퉁 튀어나온 산길을 거침없이 오르내린다. 주차도 편했다. 어드밴스트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를 작동하면 차가 알아서 주차한다. 평행주차는 물론 직각주차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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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차종

혼다 파일럿, 닛산 패스파인더와 경쟁한다. 익스플로러는 지난해 6021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파일럿은 1381대, 패스파인더는 109대가 판매됐다. 올 1월 판매대수는 익스플로러가 617대, 파일럿이 93대, 패스파인더가 13대다.

배기량 3500㏄급 모델과 비교해보면 익스플로러는 파일럿보다 크고 패스파인더보다 작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도 마찬가지다.

장거리 달리기 능력을 알려주는 최고출력은 익스플로러가 높다. 순발력 평가 요소인 최대토크는 파일럿이 낫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다.

익스플로러 연비는 7.6㎞/ℓ로 경쟁 차종보다 좋지 않다. 가격 경쟁력은 패스파인더가 높다. 익스플로러·파일럿보다 70만원 이상 저렴하다.

중고차 가치는 익스플로러의 단점이다. 감가율((신차값-중고차 시세)/신차값×100)로 알 수 있다. 감가율이 낮을수록 중고차 가치가 높아진다. 2017년식 감가율을 살펴보면 파일럿이 14.7%로 가장 낮고, 익스플로러가 27.5%로 가장 높다. 2016년식에서도 파일럿, 패스파인더, 익스플로러 순이다.

중고차 가치가 소비자 선호도를 알려주는 신차 판매대수와 비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중고차업계는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포드보다 혼다·닛산의 애프터서비스 품질을 높게 평가한 것이 시세에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판매 조건

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트는 5790만원, 익스플로러 3.5는 5540만원에 각각 판매된다. 포드 링컨 파이낸셜 서비스로 구매하면 72개월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선납금 30%(1737만원), 72개월 할부 조건으로 구입하면 납입금액은 월 62만3200원이다.

익스플로러 구매자는 포드 베스트 워런티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10만㎞ 무상보증 서비스를 받는다. 수입차 브랜드를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엔진오일 교환과 오일필터 교환, 타이어 위치 교체 서비스 등을 포함한 EMP(Essential Maintenance Plan) 서비스도 제공받는다.

정기 검사, 정기 점검, 예방 조치, 일반 소모품 교체 혜택 등을 모두 받을 수 있는 소모성 부품 무상제공 서비스도 있다. 8000㎞마다 점검을 통해 고장이나 마모 현상이 발생한 부품을 바꿔준다. 해당 부품은 클러치 디스크, 브레이크 패드·라이닝, 엔진 벨트호스, 와이퍼 블레이드, 엔진오일, 오일필터, 스파크 플러그 등이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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