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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이언스 카페] "5~10년 내 양에서 사람 장기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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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 과학자들이 양의 몸에서 사람 줄기세포가 정상적으로 자라게 하는 데 성공했다. 줄기세포는 다양한 장기(臟器)로 성장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양에서 사람 췌장이나 심장을 키워 이식용 장기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나카우치 히로 교수와 UC데이비스 파블로 로스 교수 연구진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를 발간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연례 학술대회에서 "양의 수정란에 사람의 피부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주입해 28일간 정상적으로 자라게 했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연구진은 사람의 피부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주입해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라는 배아줄기세포 상태로 만들었다. 이 줄기세포를 양의 수정란에 주입하고 정부의 연구 가이드라인에서 허용한 한계치인 28일간 암컷 양의 자궁에서 키웠다. 로스 교수는 "최종적으로 양 수정란에서는 세포 1만개당 한 개꼴로 사람 세포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소크 연구소는 이번과 같은 방법으로 사람 세포를 가진 돼지 수정란을 만들었다. 당시 돼지 세포 10만개당 1개 정도가 사람 세포였다. 1년 만에 사람 세포 발현율이 10배 높아진 것이다. 양과 돼지는 장기의 크기가 사람과 비슷하고 새끼도 많이 낳아 이식용 장기 생산에 최적인 동물로 꼽힌다. 로스 교수는 "특히 양은 돼지보다 인공수정이 쉽고 대리모에 이식한 수정란의 발생 성공률도 높다"고 밝혔다.

나카우치 교수는 "5~10년 내 양과 돼지에서 환자 맞춤형 장기를 만들어 이식 과정의 면역 거부반응을 원천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양과 돼지의 수정란에서 췌장을 만드는 유전자만 골라 없애는 실험에 성공했다. 여기에 환자의 줄기세포를 주입하면 사람 췌장을 가진 양이 탄생한다. 나카우치 교수는 앞서 도쿄대에서 시궁쥐에서 생쥐의 췌장을 자라게 하고 이를 당뇨병에 걸린 생쥐에 이식해 혈당을 정상 수치로 되돌린 바 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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