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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조선 이어 車까지… 대량실직에 우울한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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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사태 후폭풍 / 1만여명 실직… 협력사도 위태 / 인구 27만5000명선 무너져 / 경제 타격… 당국 뒷북대응 성토

세계일보

“회사가 문을 닫았는데 설 명절은 무슨…. 연휴 내내 생계 걱정에 한숨만 내쉬었죠.”

한국GM 전북 군산공장 근로자 김모(46·전주시 여의동)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내려진 청천벽력 같은 직장폐쇄 결정에 우울한 설 연휴를 보냈다. 자신이 잘못한 것도 아니지만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김씨는 “한 달에 열흘도 안 되는 단축조업이 지속돼 최악의 경우 일시 조업중단도 각오했으나 직장까지 폐쇄되니 상실감과 절망감을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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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한국GM노조 군산지회장이 19일 오후 국회를 찾아 조배숙 대표 등 민주평화당 지도부를 면담하며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군산시에 따르면 김씨처럼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앉게 될 처지에 놓인 한국GM 군산공장 근로자는 도급업체 195명을 포함해 2040여명이다. 1, 2차 협력업체 종사자 1만700명을 포함하면 총 1만2740명이 이번 공장폐쇄로 직간접적인 실직사태에 놓였다. 직원 1명당 4인 가족으로 치면 5만100여명의 생계가 위협받는 셈이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는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7개월 만이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욱 크다.

대량실직 사태는 군산시 인구 감소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중단으로 65개 협력업체 직원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지난해 말 군산시 인구는 27만4997명으로, 전년보다 2554명(0.9%)이 줄었다. 군산시 인구는 2011년 이후 7년 만에 27만5000명 선이 붕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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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현상은 올해 들어서도 더욱 심화해 지난 10일 현재까지 439명이 줄었다. 이 중 출생과 사망을 제외한 일자리로 타 지역으로 떠난 인구가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한국GM이 군산공장 직원 2000명을 구조조정을 하면 실직에 따른 인구 유출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GM이 군산공장 철수를 지난해 10월부터 지속해서 예고했으나, 정부와 지자체 등이 손을 놓고 있다가 ‘뒷북’ 대응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한국GM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의 문승 부회장은 이날 인천시와의 간담회에서 “정부 협조나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GM 부평공장을 축소하는 것은 공장을 폐쇄하는 것과 같다”며 “인천시가 한국GM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면서 정부에 대책을 건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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