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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할리우드 스타 줄줄이 한국 오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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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최근 마블 히어로물 `블랙팬서` 홍보차 내한한 주연 배우 채드윅 보스만(티찰라·블랙팬서 역)이 한국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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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할리우드 대작들이 국내 개봉을 앞둔 무렵 약속이나 한 듯 진행되는 것이 있다. 배우·감독 '내한행사'다. 10여 년 전만 해도 개봉 전 드문드문 이뤄지던 것이 이제는 거의 필수 이벤트가 된 모습이다. 이웃 나라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내한행사'가 이뤄지는 최근 풍경들이 그 예다. 지난 설 연휴 기간 300만명을 넘긴 '블랙팬서'도 그런 경우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마블 10주년 첫 영화 '블랙 팬서'(14일 개봉)는 개봉 5일 차 누적 관객 309만7666명이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서 출발해 역대 설 연휴 최대 흥행 기록까지 경신했다. 올해 내한행사 이후 개봉한 외화로는 가장 흥행한 작품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개봉 전후 내한행사는 영화 흥행에 가시적 보탬이 되고 있을까. 매일경제가 영화홍보마케팅사 호호호비치 도움을 받아 외화 흥행 순위 200위 내 작품을 대상으로 이를 분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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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초까지도 내한행사는 한 해 1~2차례에 머물 만큼 일회성이었다. 2010~2011년에도 각 해 2번에 불과했고, 2012년에도 3번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다 2016~2017년에 이르러 매년 7번에 이를 만큼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내한행사가 일상화된 분기점을 2015년으로 본다. 그해 마블 스튜디오 대작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이 4월 개봉하면서 무려 1049만 관객을 모은 것이다. 개봉 전 내한행사를 한 외화를 통틀어 지금껏 가장 흥행한 경우다. 당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번스, 마크 러펄로, 조스 웨던 감독이 내한했다. 이채현 호호호비치 대표는 "'어벤져스'가 마블 최초 1000만 영화라는 대흥행을 거둔 이후 내한행사가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배우들의 내한행사가 흥행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만 보더라도 내한행사 이후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마블 히어로물만큼은 대부분 '선(先) 내한, 후(後) 흥행' 양태를 보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흥행 상위 20편을 추린 결과 개봉 전 내한행사를 한 마블 히어로물이 최상위 6편(30%)이었다. 1위가 '어벤져스'(2015)였고 2위 '아이언맨3'(2013·900만명), 3위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2016·867만명) 순이다. 4위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2009·739만명), 5위는 '스파이더맨: 홈 커밍'(2017·725만명)이었다.

개봉 전 내한행사가 일정 부분 흥행 마중물이 돼주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결과다. 이채현 대표는 " '블랙팬서'가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공개되고, 아시아를 대표해 내한행사까지 하게 된 것은 이 같은 누적된 결과의 연장"이라고 했다.

지난 설 연휴 극장가를 휩쓴 '블랙팬서'는 개봉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시사회와 내한 기자회견을 한 마블 히어로물이다. 그만큼 할리우드가 한국 시장 흥행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한국 시장은 '1인당 연평균 관람 횟수'가 미국(3.8회), 인도(1.65회), 일본(1.4회), 중국(1.0회)을 웃도는 4.2회에 이른다. 영화계 관계자는 "할리우드 직배사 파라마운트사는 북미 다음으로 한국이 가장 스코어가 좋은 나라로 인식해 총공세를 펼친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한국을 가장 많이 방문한 할리우드 스타는 톰 크루즈였다. 1994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개봉 때 이후 여덟 번을 찾은 '내한계 레전드'다. 휴 잭맨(5회), 맷 데이먼(3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브래드 피트(2회)가 그 뒤를 이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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