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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는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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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연을 관찰하고 흉내 내면서 문명을 발달시켰다. 새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고 새와 비슷한 날틀을 만들었다. 공기의 부력을 이용하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비행 원리를 밝혀낸 후론 도저히 해결할 수 없었던 항공수송 문명을 만들어냈다. 물고기처럼 바다를 떠다니는 상상을 거듭하다가 물 위에 뜰 수 있는 배를 만들었고 해상교통을 일으켰다.

육상에선 어떤가? 경사를 따라 구르는 돌멩이를 보고 바퀴를 생각해냈다. 그리고 바퀴 위에 물건들을 싣고 이동하는 육상교통 문명을 일으켰다. 이런 인류의 문명은 모두 두뇌의 작품이다. 인간의 두뇌는 동물과 달리 응용력이 뛰어나다. 관찰한 사실에 만족하지 않고 ‘왜?’라고 되물었다. 반복되는 의문과 호기심은 인류가 문명을 발달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섰고 모르는 일에 궁금해 하고 원리를 밝히는 도전을 계속했다. 인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체 중에서 아주 독특한 존재이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한 지식을 감추지 않고 글자와 그림으로 기록해 남들에게 전파했다. 동굴 벽화에서 시작된 기록문화는 문자의 발달로 이어졌고 지식이 확장되면서 언어도 풍부해졌다. 인류는 다른 동물과 달리 다양한 도구들을 만들어 생활의 불편함을 벗어났다. 자연을 모방하다가 차츰 자연에 존재하지 않던 물건이나 기능을 창작해내기도 했다. 이렇듯 자연의 원리를 밝혀내고 새로운 기능을 창조하는 활동을 우리는 과학이라 부른다.

자연과학의 원리 중에는 인간의 감각만으로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이 있지만 심오한 원리를 규명하는 데 많은 세월이 필요한 것도 있었다. 인간이 설령 심오한 자연의 원리를 모르더라도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자연의 작동 기능을 실생활에 활용하는 기술들을 문명 속에 수없이 누적시켜 왔다. 인류는 숫자를 발명하고 자연현상을 모두 수학 공식으로 해석해냈다. 수학적 해석 능력이 깊어지면서 우주의 섭리를 이해하고 수십억 년 전의 우주의 탄생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인류는 원자를 조작하고 심지어 인체의 생명을 증진시키는 조작도 가능한 힘을 지니게 됐다. 자연의 섭리를 이용해서 자연을 극복하는 방법도 찾아냈다.

인간 개개인은 자연 속에서 한없이 연약한 존재이지만 인간은 스스로 발명한 도구들을 활용해서 문명사회를 발전시켜 왔다. 인간은 자연을 가공하기 시작했고 도시와 같은 인공공간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 인간의 두뇌능력은 심오하다. 드디어 인간은 인간을 닮은 기계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인간을 대신해서 골치 아픈 문제들을 해결해 줄 기계다. 인간이 만든 컴퓨터는 인간이 밝혀낸 자연의 법칙들을 빠르게 계산해서 인간의 노고를 덜어준다. 물론 두뇌와 컴퓨터는 근본적으로 작동하는 시간의 단위가 다르다. 뇌신경세포인 뉴런의 신경신호는 kHz(10의 3승 Hz) 단위로 발생한다. Hz는 ‘1초에 한 번’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는 평범한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도 수 GHz(10의 9승 Hz)의 속도로 연산을 한다. 즉 스마트폰은 뇌신경세포보다 수백만 배 이상 빠르게 신호를 발생시킨다.

발생 속도뿐만이 아니다. 뇌신경세포의 신호전달 속도는 가장 빠른 경우가 초당 100m 정도다. 반면에 컴퓨터의 신호전달 속도는 초당 30만km다. 처리 속도만 따지면 컴퓨터는 두뇌에 비해 비교도 안 될 만큼 빠르다. 그런데도 두뇌 능력이 컴퓨터 능력보다 우수하다고 보는 근거는 두뇌의 추론 능력이나 지적 판단 능력이 컴퓨터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최첨단 인공지능 컴퓨터도 시각정보나 청각정보의 이해 능력이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이런 차이점은 두뇌와 컴퓨터의 작동 원리에서 찾을 수 있다. 컴퓨터는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인데 비해서 두뇌는 대규모 정보를 동시에 병렬 처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두뇌의 처리 능력을 컴퓨터의 처리 능력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나 될까? 저명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인체의 시각 능력이나 청각 능력을 컴퓨터로 모방한 연구자들의 실험데이터를 근거로 삼아 두뇌신경세포의 처리 속도를 컴퓨터의 속도로 역분석해서 초당 10의 14승 내지 10의 15승 만큼의 속도에 해당한다고 추정했다. 그리고 안전치를 10배로 하면 인간의 두뇌 처리 속도는 직렬 처리 컴퓨터의 처리 속도를 기준으로 최대 초당 10의 16승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컴퓨터 처리 속도가 이 속도를 능가하는 시점이 컴퓨터가 인간 두뇌의 능력을 초월하는 시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 두뇌능력을 시각과 청각 정보처리 능력만으로 한정 지을 수 있다는 가정부터 기본적으로 틀렸다. 따라서 컴퓨터가 인간의 두뇌능력을 초월한다는 판단 기준이나 그 시점도 신뢰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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