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알람 7개 고난' 이상화, "한국의 전설로 남고 싶다" [일문일답]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강릉, 우충원 기자] "전설로 남고 싶다".

이상화는 지난 18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서 37초 33을 기록하며 금메달만큼 귀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출전한 31명 중 가장 빠른 100m 랩타임(10초 20)을 기록했다. 금메달을 딴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10초 26보다도 0.06초나 빨랐다. 그러나 이상화는 레이스 중반 코너링서 삐끗하며 2위에 만족했다.

그러나 이상화는 4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도전해 금메달 2회, 은메달 1회 등 빙속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웠다.

전 날 경기를 마친 이상화는 펑펑 울었다. 12년간 4회에 걸친 이상화의 올림픽 도전사는 아직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지 않았기 때문.

이상화는 19일 강원도 강릉 코리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미 여러차례 인터뷰를 실시했지만 팬들도 지켜볼 수 있는 자리에서 다시 소감을 밝혔다.

이상화는 "4년을 기다려서 평창까지 오게 됐다. 비록 결과는 은메달이었지만 굉장히 홀가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다음은 이상화 일문일답

-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하나.
▲ 아직 확답을 내리기 어렵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말해야 할 것 같다. 푹 쉰다음 생각하면서 결정할 것.

- 경기 직후와 지금의 감정은.

▲ 큰 차이는 없다. 똑같다. 올림픽이 끝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당시 상황을 다시 돌아 본다면 울컥한다. 다시 울 것 같다.

- 고다이라 나오와 절친한 관계가 된 이유는.

▲ 나 뿐만 아니라 고다이라 모두 올림픽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특별히 말할 시간도 없었고 예민한 상황이었다. 이야기 하는 것이 어려웠다. 각자의 시간을 갖고 연습했을 뿐이다. 올림픽을 마쳤기 때문에 다 내려놓고 축하 인사를 건넬 수 있던 것 같다.

- 펑펑 울었던 상황에 대해 다시 돌아보면.

▲ 처음에는 이제 정말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소치 올림픽을 마친 뒤에는 정말 힘들었다. 평창올림픽도 순식간에 찾아올 것이라 생각 못했다. 그동안 받았던 압박과 부담이 없어져서 펑펑 울게 된 것 같다.

- 쉬어야 할 시간인데.

▲ 원래 알람이 7개 정도 맞춰져 있다. 알람을 모두 꺼놓고 쉬고 싶다.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쉬고 싶다. 다 내려놓고 쉬는것이 지금 할 일. 알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어날 때 훈련할 때 모두 정해져 있다.

- 경기 당 일 협회 높은 분의 방해로 아침 일찍 일어났다는 언론에 대해서는

▲ 이미 깨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것 때문에 컨디션을 망쳤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일이다. 긴장감을 더 없애주기 위해서 방문 하신 것 같다.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을 것 같다.

- 울컥 했을 때의 느낌은.

▲ 소치에서도 4년 후에 메달을 딸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본 기자분이 있었다. 그 때에도 나는 평창에서 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스케이트 타는 것이 정말 싫었다. 감을 다시 찾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힘든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다시 지금처럼 끌어 올린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울었던 것 같다.

- '당신은 이미 레전드다' 라는 말에 감명을 받았다고 했었는데.

▲ 지난해부터 은메달로 시작해서 은메달로 마무리 했다. 은메달을 따면 죄인이 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정말 힘들었다. 친구가 보내준 댓글을 보면서 힘이 났다. 링크에도 저를 위한 응원 문구가 걸려 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참신했고 고마웠다. 작은 한 마디가 큰 힘이 된다. 그것으로 위안을 받았다.

- #난_나야라는 해시태그에 대해서는.

▲ 알람은 모두 꺼논 상태다. 그동안 고다이라 나오와 많이 비교됐다. #난_나야하는 해시태그는 나를 위해 만들었다. 주위사람 의식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해시태그가 나온 것 같다.

- 부모님에 대해서는.

▲ 어제 경기장에 오셨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부모님과 함께 해서 정말 기뻤다.

- 소치 삼총사의 응원은 있었나.

▲ 승훈이도 응원을 보내줬고 태범이는 떨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떨린다고 말해줬다. 둘은 격려와 응원을 많이 보내줬다.

- 어머니와 여행을 떠날 것 같은데.

▲ 은메달도 소장 가치가 크다. 금메달 보다 더 소중하게 보관할 것 같다. 캐나다에서 생활하던 것이 있기 때문에 여행 겸 정리하기 위해 갈 예정이다.

- 신기록 보유에 대한 욕심은.

▲ 분명 신기록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크게 놀랍지 않았다. 기록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다. 내가 신기록을 갖고 있었다고만 해도 큰 문제는 아니다.

- 김연아와 연락했나.

▲ 메세지를 주고 받았다. 모두 내려놓고 다시 만나자는 이야기를 했다.

- 은퇴 유보의 이유는.

▲ 능력이 있다면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1~2년 더 할 수 있다. 아직 많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은퇴에 대해서는 나중에 결정해야 할 문제다.

- 은메달 획득 후 받은 메세지 갯수는.

▲ 문자 메세지는 1000여개 와 있었다. 경기 영상은 다시 보지 않았다.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있었다. 그 실수를 보면 너무 아쉬을 것 같다. 먼 훗날 다시 볼 수 있을 것.

- 고다이라 나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 저 보다 나이가 많은데 더 많은 종목을 뛰었다. 한편으로 더 대단하다는 것을 배웠다. 등수에 상관없이 응원하는 것이 대인배라고 생각한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감사를 전하고 싶은 이는 누구인가.

▲ 정말 많다. 모든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 주셨다. 금메달이 아니어서 속상하지만 은메달도 칭찬해 주셨으면 좋겠다.

- 8년 동안 정상을 지켰던 생활에 대해서는.

▲ 자부심을 갖고 임했다. 아직 2개의 금메달이 있고 세계신기록이 있었다. 그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지켜왔다. 4번재 올림픽도 노력하게 이겨낸 것 같다.

- 폐막식이 생일인데.

▲ 초반에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고다이라의 기록을 잘 몰랐다. 생일 선물은 정말 받고 싶은 것이 많다. 적어놔야 할 것 같다.

- 이번 올림픽은 마지막이 아니었나.

▲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분위기가 흔들린다. 나태해 지지 않고 은메달을 딸 수 있는 비결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 스케이터로 100점이 맞나.

▲ 100점이 맞다. 포기 하고 싶었지만 재활하면서 좋아지는 모습을 통해 건재하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월드컵이 아니라 올림픽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100점을 주고 싶다.

- 앞으로 즐겁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까.

▲ 분명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부담이 컸다. 만약 1~2년을 더 한다면 성적에 상관 없이 재미있는 스케이트를 탈 것 같다.

- 부모님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는데.

▲ 올림픽 현장을 같이해서 울컥했다. 경기 전 부모님이 앉아 계신 곳을 알아챘다. 일부러 찾아가서 손 인사도 한번 더 했다.

- 재미있는 스케이팅은 무엇인가.

▲ 특별한 의미 없다. 정말 없다. 그동안 성적에 대한 압박이 컸다면 지금은 달라질 것이라는 말이었다. 저는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 한국에도 이런 선수가 있었구나 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 남은 것 같다.

- 안방 올림픽의 느낌은.

▲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서 특별한 느낌이 없었다. 선수촌은 우리집 같았다. 외국인들이 없었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부담이 준 이유 같다.

/ 10bird@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