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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육사, 백선엽 장군 웹툰 삭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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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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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가 백선엽 예비역 육군대장(98)을 ‘전쟁 영웅’으로 묘사한 웹툰(그림)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의 역사를 재조명하려는 문재인 정부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육사는 지난 달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던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라는 제목의 웹툰을 삭제했다고 19일 밝혔다. 육사 학술정보원이 제작한 이 웹툰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백선엽 전 장군의 활동을 집중 조명하면서 백 전 장군을 ‘영웅’으로 묘사했다. 웹툰 제목도 백 전 장군의 회고록 제목과 같다. 육사는 2016년 5~9월 홈페이지에 이 웹툰을 30회 게재했다.

지난해 역사 관련단체는 육사가 백선엽 전 장군의 친일 행적은 무시한 채 백 전 장군을 전쟁 영웅으로만 그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백 전 장군은 일제 강점기 때 항일인사 토벌에 나선 만주군 간도특설대 장교로 2년 반 동안 복무했다. 이 때문에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백 전 장군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했다.

육사가 백 전 장군 웹툰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군의 역사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은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독립군 전통도 육사 교과과정에 포함하고 광복군을 군 역사에 편입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육사는 지난해 12월 육군과 육사가 독립군·광복군에서 유래됐다는 취지의 특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도 관련연구를 진행했고 지난해 말 독립군·광복군은 한국군의 기원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국방부는 올 3월부터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장병 교육과정에서 독립군·광복군 관련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심층연구를 통해 올해 안에 독립군 등을 한국군 역사서인 ‘국방사’에 수록할 방침이다.

육사 측은 백 전 장군 웹툰 삭제를 두고 “육군이 전쟁 영웅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상(賞)’과 관련된 웹툰을 연재하기 위한 것”이라며 “홈페이지구성과 배치, 서버 용량 등도 고려해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육사는 현재 1972년 베트남전에서 공을 세운 고 임동춘 대위의 활동을 담은 웹툰을 싣고 있다. 육군은 임 대위를 기리기 위해 2006년 ‘동춘상’을 만들어 모범 소대장들을 선발해 매년 수상하고 있다.

육사는 이와 함께 1965년 10월 수류탄 투척 훈련 중 부대원이 실수로 떨어뜨린 수류탄을 몸으로 덮쳐 사망한 고 강재구 소령의 웹툰을 게재할 예정이다. 1966년 ‘재구상’이 만들어져 모범 중대장에게 수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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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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