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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평창 올림픽]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올림픽 끝나도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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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까지 남북 합동훈련 합의…머리 감독 “평가전이라도 치렀으면”



경향신문



“이번 평창 올림픽이 끝이 아니었으면….”

남북 단일팀이 평창 동계올림픽 마지막 공식 훈련에 나선 19일 관동하키센터. 세라 머리 단일팀 총감독(30·사진)은 훈련 막판 입에 문 휘슬과 하키스틱을 내려놓고 북측에서 내려온 박철호 감독(49)과 김도윤 코치(38)에게 손짓을 했다. 남북이 힘을 합쳐 올림픽에 출전한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서였다.

머리 총감독은 훈련이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한 팀이고, 한 가족이다. 박 감독님과도 사진을 찍고 싶었다”며 “이 사진을 출력해 추억의 선물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젠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들도 정이 쌓였다. 당초 머리 총감독이 단일팀 추진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머리 총감독도 “분명히 난 단일팀이 아닌 한국 선수들만으로 올림픽에 나가고 싶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북한과 한 팀을 이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 우리는 진정한 하나가 됐다. 그 순간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고 자신의 심경이 변한 이유를 설명했다.

머리 총감독은 어렵사리 이뤄진 단일팀이 평창 올림픽으로 끝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는 “단일팀을 20일 스웨덴과의 마지막 경기(7~8위 순위결정전)로 끝내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머리 총감독은 자신의 의사를 박 감독에게 전달해 의미 있는 결과물을 얻어내기도 했다.

단일팀의 공식 일정은 20일 마침표를 찍지만, 올림픽이 막을 내린 뒤인 26일까지 남북이 함께 훈련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25일 폐회식 동반 입장도 사실상 확정됐다. 머리 총감독은 “북한 선수들을 조금이라도 더 가르치고 싶다. 남은 5일간 계속 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팀은 가족과 같은 느낌이다. 박 감독님과 남북의 차이를 이야기하면서 훈련을 연장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훈련이 끝이 아닌 특별 경기가 열릴 가능성도 열어놨다. 머리 총감독은 “남북이 하나로 뭉치는 게 어려웠지만,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욱 어렵다”며 “가능하다면 기념할 만한 평가전이라도 치렀으면 한다. 난 우리 선수들이 서로 계속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릉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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