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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 CNN 풍자 카툰 공유…"시청률 패배자의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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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CNN을 공격하기 위해 지난해 대선기간 논란을 일으킨 보수 성향 삽화가의 카툰을 트위터에 공유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 공유한 카툰은 CNN의 간판 앵커인 울프 블리처가 지금으로부터 20년 뒤인 2038년 노화한 모습으로 방송에 나와 여전히 '러시아 스캔들' 후속 보도를 전하는 모습을 담았다.

CNN이 러시아 스캔들 뉴스를 절대 포기하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늘어질 것이라는 풍자적 내용이다.

이 카툰은 '리얼DJ트럼프'(RealDJTrump)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트위터 이용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트윗에 답글로 단 것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청률 패배자의 가짜뉴스'라는 문구를 첨가하고 공유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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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의 '러시아 스캔들' 보도를 풍자한 카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이 카툰을 그린 삽화가 토니 브랑코는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얼굴에 검정 분칠을 한 채 흑인을 이용하려는 인물로 묘사한 카툰을 그려 논란이 된 적이 있는 인물이다.

대선이 한창이던 2016년 8월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흑인 표를 결집하는 역할을 맡았던 흑인 목사 마크 번스는 이 카툰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가 인종차별이라는 여론의 역풍을 맞고 삭제한 적이 있다.

당시 브랑코는 WP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민주당 후보의 얼굴을 검게 칠한 데 대해 "흑인들과 어울리려고 하면서 그들의 지적 능력을 모독하는 점을 그리려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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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 대선 당시 논란이 된 토니 브랑코의 카툰.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를 흑인을 이용하는 인물로 묘사했다. [마크 번스 목사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논란이 되는 작가의 카툰을 공유한 것은 작가가 누군지를 몰랐거나 작가를 알아도 그와 연관되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는 의미라고 WP는 지적했다.

또 어느 경우에 해당하든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검열 능력이 형편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트위터에 얼굴을 CNN 로고로 가린 남성을 레슬링 경기장에서 때려눕히는 영상을 올리고, 작년 12월에는 리무진 안에서 전화통화하는 자신의 신발 밑창에 피 얼룩과 함께 CNN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이미지를 리트윗하는 등 CNN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새 트위터 '폭풍 트윗'을 올려 특검과 FBI 등 수사당국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비난하며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랑코의 카툰을 공유하기 직전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러시아의 목표가 미국 내의 불화와 분열,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었다면 이 모든 공청회와 수사, 당파적 증오를 통해 그들(러시아)은 꿈꾼 이상으로 성공을 거뒀다. 그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모스크바에서 배꼽이 빠지도록 웃고 있을 것(laughing their asses off)"이라며 "미국이 상황을 확실히 판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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