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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엽총 130발 난사해 오랑우탄 죽인 인니 농부들 검거, 파인애플 훔쳤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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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농부들이 쏜 130여발의 총탄에 맞아 숨진 오랑우탄의 X레이선 사진. 이중 70발이 머리에 박혔다. 사진=연합뉴스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오랑우탄에게 엽총 130여발의 난사해 죽게 만든 인도네시아 농부들이 붙잡혔다.

19일 트리뷴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지난 15일 천연자원 및 생태계 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현지인 남성 무이스(36) 등 4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오전 보르네오 섬 인도네시아령 동부 칼리만탄 주의 쿠타이 티무르 지역에서 5∼7살로 추정되는 수컷 보르네오 오랑우탄을 공기총으로 사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무이스는 자신의 농장에 오랑우탄이 들어와 파인애플을 따먹자 격분, 공기총을 쏘았다.

총에 맞은 오랑우탄이 흥분하자 무이스는 이웃들을 불러모아 함께 총을 쏘아댄 것으로 조사됐다.

오랑우탄은 농장에서 달아나 인근 쿠타이 국립공원과 맞닿아 있는 호숫가 나무 위로 몸을 피했지만, 무이스 등은 주변을 포위한 채 가진 탄환이 모두 떨어질 때까지 사격을 계속했다.

이튿날 다른 주민들에게 발견된 우랑우탄은 의료시설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오랑우탄의 몸에선 공기총 탄환 130여발과 소화되지 않은 파인애플 열매 등이 나왔다. 탄환 130발 중 70여발이 머리에 박힌 X선 사진이 공개돼 국제적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보르네오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이다. 심각한 위기종은 '야생 상태 절멸(Extinct in the Wild)'의 바로 앞 단계다.

보르네오 섬의 야생 오랑우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28만 마리가 넘었지만 농장 개간과 제지를 위한 벌목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된 탓에 지금은 5만4000 마리만이 남아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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