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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괴짜골퍼' 왓슨, 2년 만에 우승하고 또 눈물..통산 10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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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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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버바 왓슨은 필 미켈슨(이상 미국)과 함께 ‘왼손의 제왕’으로 불린다. 어정쩡하게 보이는 스윙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장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왓슨은 ‘괴짜’로도 유명하다. 그는 항상 셔츠의 맨 위 단추까지 모두 잠그고, 남자 선수들이 잘 선호하지 않는 핑크색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등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고수하고 있다. 언제부턴가는 ‘왓슨=핑크’라는 공식이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모든 클럽에는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기도 한다.

농구광이기도 한 왓슨은 이번 대회 기간 중에는 2라운드를 끝내고 LA 스테이플센터으로 달려가 NBA 농구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프리 게임에 출전하기도 했다.

스윙코치도 따로 없다. 자로 잰 듯 반듯하게 스윙하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왓슨이 스윙폼은 볼품이 없다. 백스윙 때는 오른발을 심하게 들어올리고, 피니시 동작에서는 만세를 부르듯이 손을 치켜든다. 아마추어 골퍼가 스윙하는 듯하다.

PGA 투어에선 보기 드문 특이한 선수지만 가족이나 친구,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한없이 부드럽고 자상하다. 우승하고 나면 늘 아내와 입양한 아들, 딸을 안고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은 영락없는 ‘바보아빠’다.

왓슨이 다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퍼시픽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제네시스오픈(총상금 720만 달러·우승상금 129만6000달러)에서 우승한 뒤 캐디의 포옹하면서 살짝 눈시울을 적셨다. 왓슨은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2타를 쳐 공동 2위 케빈 나와 토니 피나우(이상 미국·10언더파 274타)를 2타 차로 제쳤다. 2016년 이 대회에서 개인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2년 만에 10번째 우승을 거두면서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왓슨에겐 여러 의미가 담긴 우승이다. 2006년부터 PGA 투어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평범한 선수로 활약하다 2010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정상급 스타로 올라섰다. 이후 2016년까지 9번 우승했고, 2012년과 2013년에는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연속 제패했다. 잘 나가던 왓슨은 9번째 우승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 시즌엔 페덱스랭킹 75위에 그쳤을 정도로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10번째 우승을 차지한 장소가 리비에라 골프장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코스 주변으로 나무가 빼곡한 데다 구불구불 휘어 있는 홀이 많은 난코스다. 또 그린의 경사도 심해 쉽게 버디를 내주지 않는 코스다. 이런 코스에서는 한 가지를 잘해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티샷도 정확해야 하고 위기가 왔을 때 인내하고 극복해내는 전략도 필요하다.

왓슨은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브샷 적중률 57.14%(39위), 드라이브샷 비거리 304야드(32위), 그린적중률 63.89%(8위), 홀 당 퍼트 수 1.652개(16위)로 평범했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 터진 버디와 큰 실수를 막아낸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2타 차 2위로 밀려났던 11번홀(파5)에선 거리상으로 2온이 가능했지만, 두 번째 친 공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버디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지만, 세 번째 샷으로 공을 홀 3m 지점에 붙인 뒤 한 번의 퍼트로 버디를 잡아냈다. 이 버디로 선두였던 케빈 나를 1타 차로 추격했고, 역전의 발판이 됐다. 12번홀부터는 가장 까다로운 홀이 기다리고 있다. 15번홀까지 보기를 하지 않고 빠져나오면 성공적이라는 얘기를 할 정도다. 왓슨은 이 4개 홀에서 1타를 더 줄였다. 14번(파3)에서 버디를 추가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마지막 파5인 17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성공시키며 우승의 쐐기를 박았다. 슬럼프에서 벗어나 왓슨의 부활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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