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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부평공장 ‘GM 한국 철수’ 막아낼 역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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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효자품목 생산 거점…경소형 R&D 연구소 위치 “완전히 발 빼기 어려울 것”

계열사 유럽 수출량 줄어 “희망에 불과하다” 분석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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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인천 부평공장이 ‘GM의 한국 철수’를 막을 ‘앵커(닻) 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자동차업계에서는 GM이 한국에서 완전히 발을 빼기 어려운 이유로 인천 부평공장의 존재를 꼽고 있다. 부평은 GM의 수출 효자품목을 생산하는 거점 공장인 데다 경소형차 연구·개발(R&D)을 책임지는 연구소가 위치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GM이 철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희망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GM 산하 오펠을 인수한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이 유럽 내 오펠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한국지엠으로부터 수입하던 물량을 유럽 공장에서 직접 생산키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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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철수 쉽지 않은 이유

18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해외에서 잘 팔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트랙스’ 주력 생산기지가 부평공장이다. 지난해 트랙스 수출은 25만5833대로 한국지엠 전체 수출(39만2170대)에서 65.2%를 차지했다. 2013년 첫해 4611대에 불과했던 트랙스 수출은 2014년 22만2440대, 2015년 22만1641대, 2016년 24만426대를 기록하며 비약적 성장을 보여줬다. 2016년과 2017년에는 한국지엠이 생산하는 완성차 가운데 처음으로 두 해 연속 수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부평공장에서 생산 중인 트랙스는 60여개국에 수출된다. 유럽에서는 ‘오펠 모카(Opel Mokka)’로, 북미에서는 ‘뷰익 앙코르(Buick Encore)’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트랙스는 멕시코 등에서도 생산되지만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워낙 인기가 좋기 때문에 부평공장이 문을 닫으면 그 물량을 감당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한국지엠은 글로벌 협업 과정에서 부평공장 안에 있는 한국지엠 기술연구소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연구소 안에 있는 디자인·엔지니어링센터에서는 경소형차 R&D에 주력해왔다. 트랙스뿐 아니라 소형 승용차 ‘스파크’ 개발이 이뤄졌고, 친환경차 ‘볼트 EV’의 디자인 작업도 수행됐다. 또 LG화학·LG전자 등과의 파트너십으로 전기차 구동의 핵심인 배터리 개발이 부평에서 이뤄지고 있다.

GM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최악의 경우 한국지엠 철수를 명시적으로 발표한다고 하더라도 생산 현황을 고려해볼 때 완전히 사업을 정리할 때까지는 최소 3~4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럼에도 철수 수순 분석도

그러나 지난해 오펠을 인수한 PSA가 유럽 내 오펠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한국지엠으로부터 수입하던 물량을 유럽 공장에서 직접 생산키로 했다. PSA는 2020년까지 공장 가동률을 100%까지 높이기 위해 생산 물량을 한국에서 유럽으로 옮기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럴 경우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생산을 중단해도 큰 문제가 없게 된다. 결국 트랙스 생산 때문에 부평공장을 유지하고 이에 따라 GM이 한국 철수를 하지 않는다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낙관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한국지엠 기술연구소가 GM의 철수를 막을 만큼 핵심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지엠이 차를 조립하는 단순한 생산기지로 그 역할이 점점 축소돼왔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GM은 돈이 있다면 상하이GM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호주 사례처럼 GM은 한국에서도 정부 지원이 중단되면 가차없이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형·김준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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