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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고별무대銀' 이상화, '빙속여제'가치는 훼손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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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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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던 이상화(29, 스포츠토토)가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이는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인 36초36에 미치지 못하는 기록. 결국 고다이라 나오(32, 일본)가 기록한 36초94에 밀려 은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고다이라는 올림픽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상화는 이날 고다이라와의 맞대결로도 주목을 받았다. 이상화가 승리할 경우 2010 밴쿠버, 2014 소치에 이어 올림픽 3연패라는 금자탑을 고다이라가 저지할 수 있을지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종목에서 올림픽 여자 500m 3연패를 달성한 이는 보니 블레어(미국)뿐이었다. 블레어는 지난 1988 캘거리, 1992 알베르빌, 1994 릴레함메르 대회를 연속해서 석권했다.

이상화는 결국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0.39초차다.

그렇다고 이상화가 쌓아올린 가치가 사라지거나 변한 것은 없다. 이상화는 이 종목에서 10년 가까이 세계 정상을 지켜왔다. 그 사이 올림픽을 2연패 했다. 이를 달성한 선수는 블레어와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 이상화 3명뿐이다. 아시아 유일의 올림픽 2연패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예차오보(중국)가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여자 500m에서 메달(은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이상화는 이를 넘어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를 제패했다. 2013년 세운 세계기록은 여전히 그가 보유하고 있다.

이상화는 이미 이룰 것은 다 이뤘다. 언제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화려한 경력을 보유했다. 하지만 이상화는 고질적인 왼쪽 무릎과 오른쪽 종아리 부상과 싸우면서 4년을 더 버뎌왔다.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서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겠다는 일념이었다.

사실 최근 성적을 보면 이상화가 고다이라에 얼마나 근접할 수 있는가가 이번 대회 관건이었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쇼트트랙과 달리 변수가 적은 종목이다. 고다이라는 최근 24경기 연속 우승 행진을 벌여왔다. 이상화의 3연패 저지 유력 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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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이상화는 경기 며칠 전 고다이라와의 경쟁을 묻는 질문에 "얼마나 내려놓느냐에 따라 기록이 나올 것이다. 더 이상 비교를 안했으면 좋겠다. '이겨야지' 하는 것보다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상화는 최선을 다했다. 500m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1000m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날 자신의 4번째 올림픽 무대에 선 이상화는 레이스가 끝난 후 코스를 천천히 돌면서 눈물을 보였다. 사실상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빙속여제'는 이제 역사와 함께 영원히 남을 것이다. /letmeout@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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