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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특파원24시] 유커 씀씀이 줄어들자… 일본 관광업계, 대만 고소득층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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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지역 민영전철 긴테츠

5일간 1000만원 넘는 상품 개발

한신은 대만서 뮤지컬 공연도
한국일보

일본 긴테츠(近鐵)그룹 홀딩스의 관광특급열차 ‘시마카제’의 주행 장면. 긴테츠그룹홀딩스 홈페이지 캡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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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중국의 팽팽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일본을 찾는 중국 관광객 덕분에 아베노믹스가 유지된다는 말이 있다. ‘바쿠가이’(爆買ㆍ폭매)로 유명한 중국 관광객의 대량 구매행위가 일본 경제에 고마운 호재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관광객의 소비패턴이 고가의 사치품 구매에서 체험형 이벤트를 선호하는 실속형으로 돌아선 분위기다.

그러자 일본 관광업계가 전통적인 ‘친일국가’인 대만의 고소득층 공략에 나섰다. 대표 사례가 오사카(大阪)와 교토(京都)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關西)지역 민영전철 그룹들이다. 긴테츠(近鐵)그룹홀딩스는 대만 부유층을 대접하는 관광상품을 곧 만들 예정이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긴테츠그룹은 대만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타이베이101’(508m)의 특별회원 중 16명을 초청해 그들만을 위한 관광코스를 5월에 마련할 방침이다. 요금은 4박5일에 100만엔이 넘는다.

구체적으로 오사카의 야경코스인 ‘아베노하루카스300’이 있는 긴테츠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긴 후, 관광특급열차 ‘시마카제’를 타고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로 향한다. 여기서 2016년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각국 정상들이 체류했던 방에서 숙박하게 된다. 저녁식사는 G7 정상 만찬 때 나온 메뉴를 그대로 재현하고 주방장이 당시 만찬 상황과 에피소드를 직접 설명해준다. 이어 17인승 초고급 리무진을 타고 일본 왕실의 조상신을 모시는 이세신궁과 아고만(英虞灣)으로 향하게 된다. 긴테츠그룹 측은 이번 투어로 노하우를 쌓고 동남아 전역의 화교 부유층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한신한큐(阪神阪急)홀딩스는 산하 다카라즈카 가극단을 이용해 대만을 공략한다. 올해로 3번째인 대만 공연 장소를 남부 가오슝(高雄)시로 확대키로 했다.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세계적인 뮤지컬극단인 다카라즈카는 동일본대지진(2011년)때 대만에서 의연금이 답지하자 2013년과 2015년 답례 차원의 공연을 했지만 이번엔 대만 팬 확장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차원이다. 올 가을 극단 내 네 번째 연출조인 호시구미(星組)의 톱스타 40명이 현지에서 공연한다.

대만의 작년 방일객은 456만명. 대만 인구(약 2,355만명) 5명에 1명꼴로 일본을 찾고 있다. 중국(735만명), 한국(714만명)에 이어 3위다. 일본대만교류협회의 2015년 조사를 보면 대만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일본이 56%로 단연 1위다. 이 때문에 다른 간사이 민영전철인 게이한(京阪)HD는 대만방송국과 협력해 여행지 소개프로그램을 통한 오사카의 수상버스나 관광지 연결노선의 매출증가를 노리고 있다. 난카이(南海)전기철도는 대만 철도회사 타오위안메트로와 양측 공항철도 탑승권의 공동판매를 추진 중이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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