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단독] 첨단 부산시청사, 공무원 사용층에만 비데 설치해 논란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반 시민 찾는 1∼3층 화장실 모두 단 한개의 비데도 설치 안 돼

공무원 근무하는 4∼26층엔 남녀화장실에 각각 2, 3개씩 설치

시민세금 수천억원을 들여 신축한 첨단 인텔리전트빌딩인 부산시 신청사(지하 3층, 지상 26층) 중 일반 시민이 주로 이용하는 지상 1∼3층엔 겨울철에도 따뜻한 변기에서 편안하게 용변을 볼 수 있는 비데가 설치돼 있지 않다.

지상 1∼3층에는 종합민원실, 청백상담실, 자료실, 식당, 전시실 등 하나같이 외부 일반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화장실 이용객도 많은 층이다.

세계일보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지상 26층 규모의 부산시청사 2층 남자화장실. 좌변기 3개 중 비데가 설치된 곳은 없다. 여성화장실도 마찬가지다. 2층은 민원실, 자료실, 청백상담실 등이 설치돼 있어 이용객 대부분이 일반 시민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한겨울에도 싸늘한 변기에 앉아 볼 일을 봐야 하는 실정이다.  부산=전상후 기자


이곳엔 화장실 개수도 남녀 각 2개씩으로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4층 이상 고층에 비해 배로 많다.

특히 이 지상 1∼3층은 시청사 앞뒤로 대형 출입문이 설치된 관계로 차가운 외부 공기에 사실상 노출돼 있어 올 겨울처럼 유난히 추운 엄동설한에도 싸늘한 변기에 앉아야 하는 화장실 이용객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세계일보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사무공간인 부산시청사 10층 남자화장실엔 변기 3개 중 2개에 온수가 나오는 비데가 설치돼 있다. 여성화장실의 경우 변기 3개에 모두 비데가 설치됐다.


그러나 그외 시청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나머지 층에는 각 층별로 남자 화장실에는 좌변기 3개 중 2개에, 여자화자실의 경우 좌변기 3개 모두에 비데가 설치돼 있어 직원들은 한겨울에도 따뜻한 화장실에서 편하게 볼일을 본다.

이에 대해 시민 양재형(71·시민운동가·부산 금정구)씨는 “국제회의장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시청사를 자주찾는 편인데 한겨울에 나이 든 노인들이 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불편함을 느꼈는데, 시 직원들이 근무하는 층엔 비데가 설치돼 있다니 어이가 없고 괘씸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시민 김혁해(65·스튜디오 대표·부산 연제구)씨는 “입만 열면 시민 중심의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하겠다고 말하는 부산시가 인류의 가장 기본적 생활공간인 화장실마저 시민과 공무원을 차별하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인 것 같다”며 “20년 전 온갖 우려 속에 엄청난 액수의 시민 세금을 투입해 전국에서 최고, 최첨단 신청사를 준공했으면 그에 걸맞게 시민에 대한 예우도 최고, 최상급으로 해야하는 건 당연하며, 그렇게 될 때 부산시의 도시 위상도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고 시 공무원들도 더욱 존경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