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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6·13 지방선거 이것이 궁금하다]③잠룡의 탄생···큰 꿈 꾸는 자 ‘단체장 스펙’ 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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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전국의 민심이 만나는 용광로다. 흩어졌던 가족들이 만나듯 지역과 세대의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고향집 밥상머리에서 뒤섞이고 정제된다. 더구나 넉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까지, 이번 설 명절은 전국의 민심이 이동하고 만나는 마지막 통로다. 여야 정당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들로 명절 민심을 만나고 있다. 만 1년을 향해 달려가는 새 정부 평가부터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 심상찮은 경제까지 갖가지 기대와 걱정들이 지방선거의 선택과 맞물려 설 상에서 오갈 것이다. 역대 명절과 지방선거 경험을 되짚은 ‘지방선거 이것이 궁금하다’ 3가지 이야기를 통해 ‘설 정치’의 화두들을 미리 살펴봤다.

‘11’.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열린 조기대선 무대에서 대선 출사표를 던진 지방자치단체장 숫자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이 나서 문재인 현 대통령과 겨뤘고, 초반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도 한때 출사표를 던졌다. 자유한국당 경선엔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와 이인제·김문수 전 경기지사,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 5명의 광역단체장 출신 정치인이 나섰다. 국민의당 후보 경선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바른정당 경선엔 남경필 경기지사가 도전했다.

실제 당 후보로 최종 선출된 경우는 한 명(홍준표 후보)에 그쳤지만, 각 정당 경선에서 만큼은 이처럼 지자체장 바람이 거셌다. 행정가로 변모할 기회가 부여된다는 점에서 지자체장 이력은 ‘대권 잠룡’으로 가는 ‘하이패스’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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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성공 효과(?)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시작된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현재까지 모두 6차례 치러지는 동안 숱한 스타 정치인들을 배출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2002년 서울시장에 취임한 그는 특유의 저돌성으로 뉴타운 사업과 청계천·서울숲 조성 등의 정책을 밀어붙이며 대중 정치인으로서 성공의 기반을 다졌다. 이를 발판 삼아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꺾고 대통령 당선까지 대망을 이뤘다. 2006년 6월 서울시장 퇴임후 ‘대권 프로그램’에 돌입한 이 전 대통령은 그해 10월 추석을 앞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시만 해도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박근혜 전 대표를 처음으로 제치면서 대권 가도에 탄력을 붙이기도 했다. 당시 ‘추석 민심’은 이듬해 ‘이·박 전쟁’으로 가는 첫 분수령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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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장은 왜 유리한가

실제 대권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에도 지자체장 경험은 정치인 성장에 양분이 된다. 가깝게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멀게는 이인제·손학규 경기지사가 있다.

2010년 안희정 지사는 민선 이후 보수정당이 독점 해온 충청남도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어 직무수행에 좋은 평가를 받아 재선에 성공했고, 지난해 대선 경선에 직행해 문재인 대통령을 위협하기도 했다. 현재 여권내에서 차기 대선과 관련해 가장 앞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특이 케이스다. 광역단체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초연금·청년수당 등의 굵직한 화두를 던져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선 경선 대열로 도약했다. 안희정·이재명 두 사람 모두 국회의원 경력은 생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권을 꿈꾸는 직업 정치인에게 지자체장 출마는 장점이 많은 선택지다. 일단 행정을 배우거나 행정가로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정쟁의 한복판으로 몰려 지탄의 대상이 되는 ‘국회’와 일정거리를 두게 되면서 ‘일하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얻을 수도 있다. 특정 지역민과의 접촉면이 넓어짐은 물론, 조직과 기반이라는 실리도 크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 44명 중 주지사 출신이 17명이라는 사실만 봐도 지방자치단체장의 잇점은 확연하다.

■‘출마 대기’ 중인 거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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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에도 대권을 꿈꿔 볼만한 거물들이 대거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우선 ‘대선 길목’인 서울시장 선거에는 박원순 현 시장이 다시 나선다. 박 시장의 3선 도전에 당내 경쟁자들은 벌써부터 ‘대권을 포기하라’는 압박으로 그를 견제하고 있다. 그만큼 박 시장이 대권에 근접해있다는 방증이다.

앞서 2012년과 지난해 이미 두차례나 유력 대선후보 중 한명이었던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중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당을 살리고, 대선 실패를 딛고 ‘유력 잠룡’의 위치로 복귀하기엔 서울시장 만한 카드가 없다는 이유다.

경기지사로는 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과 자유한국당 남경필 지사 출마가 유력하다. 모두 각 당 대선후보 리스트에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누군가는 이번 선거 승리를 통해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현 여권의 정치적 불모지였던 부산·경남, 대구·경북에서 여당 당선자가 나오거나 불리한 여론지형을 극복하고 수도권 승리를 가져오는 야당 당선자의 경우 대권주자급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여권의 경우 대구시장 차출설이 도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당에서 거물급 서울시장 후보 ‘깜짝 영입설’이 이어지고, 바른미래당에서 안 전 의원 외에 유승민 대표 출마설이 계속 거론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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