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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배우 이주화의 유럽스케치(61)]늑대가 보이지 않아도 좋다-잘츠부르크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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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동물을 사랑하는 예린아. 동물의 눈빛을 보면 그 마음을 알 수 있다는 우리딸의 꿈을 엄마아빠는 항상 응원한단다. 미래의 멋진 동물학자 우리 예린이. 오늘 잘츠부르크 동물원에서 동물과 교감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엄마아빠는 더 많이 행복하고 기쁘단다. 앞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실수하고 넘어질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성공은 한번도 실패하지 않는게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데 있단다. 엄마아빠는 우리딸을 늘 믿고 응원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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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 동물원
잘츠부르크에서 동물원에 가게 되다니. 유럽에 와서 동물원에 갈 생각은 없었다. 잘츠부르크에서 머물 숙소를 예약하며 지도를 확인했는데, 주변에 헬브룬 궁전과 잘츠부르크 동물원이 있었다. 헬부룬 궁전은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갈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막상 숙소에 도착하니 길 건너에 동물원 주차장이 보인다. 숙소 앞이 동물원이라니.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동물원에 갈 계획은 없었다. 동물을 좋아하는 딸아이에게도 숙소 앞 동물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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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가 많은 잘츠부르크 시내만 둘러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더군다나 동물을 철창에 가둬놓고 있는 동물원에 대해 반감도 있다. 그런데 잘츠부르크의 둘째 날, 창문을 열고 방 안의 공기를 환기시키는데 동물원 주차장 너머에 있는 절벽에서 뭔가가 움직이는게 보인다. ‘뭐지, 설마 동물인가?’ 그랬다. 동물이었다. 잘츠부르크 동물원은 내가 알고 있는 기존 동물원과는 많이 달랐다. 깎아지른듯한 경사면을 배경으로 하고 동물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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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정문으로 들어가면 원숭이가 가장 먼저 반긴다. 마치 밀림에 있는 것처럼 사는 곳을 꾸며놓았고, 거주하는 공간도 널찍하다. 절벽 면을 따라 동선이 이어지는데, 동물과 사람간의 간격이 좁다. 양이나 사슴처럼 순한 동물이 있는 곳은 사람들이 나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만지고 쓰다듬고 안아줄 수 있다(울타리 앞에는 수도시설을 설치해 사람들이 동물을 만진 뒤에 손을 씻을 수 있게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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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늑대처럼 먹이 사슬의 윗부분에 있는 동물의 방사장도 인상적이다. 곰이 거주하는 곳도 절벽의 경사면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데, 시냇물이 흐르고 그 아래 수영을 할 수 있게 웅덩이에는 물이 고여 있다. 환경을 야생과 매우 흡사하게 조성해 놓았다. 실제 야생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자연에 가까운 공간에 곰 두 마리가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어슬렁거리다가 수영을 하고 다시 산을 오른다.

늑대가 살고 있는 곳은 더 넓고, 수풀이 우거져 있다. 망원경까지 설치되어 있어 한참을 찾아봤는데, 늑대를 보지 못했다. 사자와 표범의 우리도 국내 동물원과 비교해 훨씬 동물 친화적이다. 초식 동물이 머무는 곳도 눈길을 끈다. 코뿔소와 얼룩말 등이 살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의 한쪽을 떼어온 것처럼 넓고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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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동물들을 자세히 볼 수 없지만, 그게 더 좋아요. 동물들이 행복하잖아요”

딸아이의 유난스런 동물사랑 때문에 우리는 넓은 짤츠부르크 동물원을 세 번씩이나 돌아야했다. 그러나 힘들거나 지겹지 않았다. 동물들이 갇혀있다는 느낌이 적어 보기에 마음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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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주화는 지난 1년간 잠시 무대를 떠나 유럽을 비롯해 세계각지를 여행했다. 추억의 잔고를 가득채워 돌아온 뒤 최근 <인생통장 여행으로 채우다>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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