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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배우 이주화의 유럽스케치(59)] 한국어 서비스가 필요하다-쉔부른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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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번 유럽 여행에서 60개 도시를 다녔는데, 한국어 설명서를 볼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었다. 한국어 오디오가이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더더군다나 없다.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몽생미셸,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 정도였다. 아시아 국가 중에 중국어와 일본어 서비스는 있는데, 한국은 대개 빠져있어 아쉬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서경덕 교수와 배우 송혜교가 2017년 초 캐나다의 최대 박물관 ‘로열 온타리오 뮤지엄’에 한국어 안내서를 공급한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 서 교수는 한국어 서비스 확대에 힘쓰며 “세계적인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을 방문해 보면 아직도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곳이 참 많다. 한국인 관람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싶다.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에 한국어 서비스를 통해 한글의 존재도 홍보할 수 있다”고 했다.

제작 후원을 맡은 송혜교는 “해외에 나가게 되면 그 나라의 대표 미술관 및 박물관을 방문하게 되는데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면 불편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제공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뉴욕 현대미술관과 보스턴 미술관에도 한국어 서비스 유치를 위해 애써왔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그 노력에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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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 정원에서 내려다 본 비엔나 모습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쉔부른 궁전에는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었다. 반가웠다. 조금은 낯선 억양에 단어 선택이 부자연스럽기도 하지만, 몽생미셸에서처럼 눈으로 보면서 동시에 귀로 설명을 듣게 되면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쉔부른 궁전의 경우, 어떻게 건축되었으며 누가 사용했는지 부터 시작해 시기마다 달라진 변화도 꼼꼼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 도시를 대표하는 곳을 방문하기 전에는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을 쌓고 가지만, 현장 가이드는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분까지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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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요셉이 새벽 4시에 기상해 찬 물로 세수를 잠을 깨운 뒤에, 새벽 5시부터 자신의 책상에서 공식적인 업무를 했다든지, 그가 푹신한 침대가 아닌 철 침대에서 생활하며 스스로 스파르타식 생활을 한 점 등은 오디오 가이드로 알게 됐다. 궁전에서 40개 정도의 방을 차례차례 보게 되는데, 오디오 가이드는 그곳에 있는 책상이나 침대, 그림 등 의미가 있는 것에 대해 하나씩 설명해 주었다.

유럽 어디를 가든 한국 관광객이 많이 있다.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도 있지만, 어떤 곳은 ‘여기가 한국인가?’ 할 정도로 한국인이 많은 곳도 상당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찾아주는 만큼, 그에 맞는 서비스에도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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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주화는 지난 1년간 잠시 무대를 떠나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지를 여행했다. 추억의 잔고를 가득채워 돌아온 뒤 최근 <인생통장 여행으로 채우다>를 출간했다.



*쉔부른 궁전은 과거 오스트리아 제국의 로코코 형식 여름 별궁으로 1441개의 방이 있다. 건축은 1696년 시작되어 3년 후에 첫 왕가 축제가 이곳에서 열렸다. 가장 초기 궁전은 원형 그대로 남아 있지 않다. 황제들 각기 모두 장식을 추가하거나 내부의 배치 등을 변경하였기 때문이다. 쉔부른이라는 이름은 아름다운 우물이라는 뜻으로서 빈의 왕궁이 인근의 물을 썼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왕족의 다수가 이곳에서 여름휴가를 보냈고 사냥을 하기도 하였다. 이 궁전의 정원은 한 시절 유럽을 호령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품격과 취향을 보여준다. 50만평에 이르는 대지와 궁궐은 1996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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