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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를 왜 풀어놔요"… 재범 빈발에 '구속' 요청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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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받아 게스트하우스 관리자로 일해… "성범죄자는 구속해달라" 여론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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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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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성 관광객 살해 유력 용의자 한정민(33)이 성범죄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범죄 수사나 재판을 불구속 상태로 진행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동종 전과가 없는 초범의 경우 불구속 상태로 수사·재판 등을 받는 건 일반적이지만 재범이 잦은 성범죄의 특성상 구속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성폭행 혐의로 재판받던 한정민, 어떻게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했나?

지난 11일 제주시에 위치한 한 게스트하우스의 투숙객 A씨가(26·여) 폐가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볼 때 A씨가 반항하자 성폭행 미수에 그친 뒤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해온 유력 용의자 한씨는 경찰의 눈을 피해 도피하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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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한 게스트하우스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11일 이 게스트하우스에 숙박했다 목이 졸려 살해된 20대 여성의 시신을 인근 폐가에서 발견했다. 경찰은 게스트하우스 관리인 한정민씨(33)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했다. 한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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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용의자 한씨가 준강간 혐의로 지난해 12월11일 불구속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불구속' 문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씨는 지난해 7월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면서 다른 여성 투숙객이 심신미약인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한씨는 지난달 1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는 참석해 심문을 받았지만 지난 12일 열린 2차 공판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한씨는 '불구속' 상태였기 때문에 자유롭게 게스트하우스 관리인으로 일할 수 있었고, 또 다시 동종 범죄도 저지를 수 있었다. 한씨를 구속했더라면 이 같은 범죄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불구속'으로 수사·재판… "개인의 인권에 큰 영향 미치기 때문"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피의자를 구속해 수사 및 재판하는 사례가 다반사였다. 특히 경찰에서는 피의자를 구속한 경찰관에게 가산점을 주는 '구속가산점제'까지 운용했다.

하지만 인권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선진국에서는 도주나 증거를 숨길 여지가 높은 사람에게만 구속을 집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구속 우선주의'가 사그라들었다. 대신 헌법의 기본권 제한에 대한 과잉 금지의 원칙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198조 제1원칙 "피의자에 대한 수사는 불구속상태에서 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규정이 지켜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성범죄처럼 재범 우려가 높은 범죄에도 이 같은 원칙이 지켜지면서 제주 게스트하우스 살해 사건과 같은 사고가 발발할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2016년 성폭력 사범 재범률 현황'에 따르면 2016년 성폭력사범 재범률은 7.4%에 이른다. 재범 인원도 2012년 1311명에서 2016년 2796명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재범률이 높은 성범죄에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야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누리꾼 A씨는 한 토론 커뮤니티에 "성범죄의 경우 불구속을 없앴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려 이 같이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사회적 정서와 상당히 어긋난 성범죄에는 형평성에 예외를 둬 구속 수사, 재판하는 게 나아보인다"며 A씨의 의견에 동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변호사는 "예비 범죄자를 범죄자로 보는 것에 대해 우리 법이 굉장히 민감하다"면서 "성범죄도 매우 중범죄지만 재범률이 높다는 이유로 성범죄자를 언제나 구속하는 것은 법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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