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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바른미래당, 말 대신 행동으로 바른 미래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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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13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13일 중도개혁 정당을 표방하는 바른미래당이 원내의석 30석의 제3당으로 공식 출범했다. 기득권과 패권을 넘어선 새정치를 하겠다던 국민의당과 개혁보수의 새 길을 열겠다던 바른정당의 한계와 교훈을 밑거름으로 한 통합신당의 출범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또 하나의 실험이다. 우려는 진보와 보수로 갈라진 거대 양당 체제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흔들기엔 바른미래당의 리더십과 인적ㆍ물적 자원이 너무 취약하다는 것이다. 반면 정권을 전리품으로 여겨 대립과 반목을 반복하는 대결적 정치 행태와 시스템을 바꿀 새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도 결코 작지 않다.

바른미래당은 창당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무책임하고 불안한 운동권 진보세력'으로, 자유한국당을 '낡고 부패한 국정농단 기득권 보수세력'으로 규정하고 중도ㆍ실용 개혁 지향의 대안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 호남의 합리적 진보세력과 영남의 개혁적 보수세력이 손잡고 우리 정치의 대표적 적폐인 진영논리와 지역주의를 깨고, 21세기 정치 지형에 걸맞은 수권정당으로 거듭나 한국정당사를 다시 쓰겠다고 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의 앞날에 빛보다 그림자가 더 짙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우선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2월 민주당에서, 또 대통령 탄핵을 전후한 2017년 1월 한국당에서 떨어져 나오며 포부를 밝혔던 두 세력이 1~2년 만에 또 새 집을 차리며 비슷한 얘기를 하는 것이 미덥지 않다. 더구나 두 세력은 합당 직전까지도 '진보' 등 몇몇 강령 문구에 의견차를 좁히지 못할 만큼 정체성 차이가 크다. '지역ㆍ계층ㆍ세대를 뛰어넘는 합리적 개혁' 등으로 두루뭉술하게 수습은 했지만 이종교배에 따른 갈등은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다.

더 큰 문제는 지도부 리더십이다.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국민의당 대표을 맡았던 안철수 전 대표나, '죽음의 계곡을 살아 건너겠다'며 바른정당을 이끌던 유승민 대표의 말은 들춰보기도 낯뜨겁다. 안 전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면서 신당은 박주선-유승민 대표 체제를 채택했지만 당내외 기반이 취약한 이 체제가 신당의 화학적 통합을 주도하며 6ㆍ13 선거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바른미래당이 기댈 곳은 분명히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득권 양당 구조에 대한 염증과 중도개혁 대안정당에 대한 갈증이 어느 때보다 높고, 그것은 신당 지지도 상승세에서도 확인된다. 신당이 말보다 행동으로, 역량과 실력으로 이 정치공간을 메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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