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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철수설에 걱정 많았는데 철수한다니 막막하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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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이어 지엠 자동차까지…직격탄 맞은 군산경제 '패닉'

협력업체들 연쇄도산 우려…점심시간 식당가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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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내려진 13일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 정문으로 일부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이미 지난 8일 생산라인 가동이 중지된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경영난을 이유로 5월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2천여명을 구조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2018.2.13/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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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뉴스1) 김재수 기자 = "예전부터 폐쇄되거나 철수한다는 설이 나오곤 해서 걱정했지만 막상 폐쇄가 결정되고 나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네요…"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내려진 뒤 하루만인 14일 오전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만난 생산직 근로자 박모씨(48)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중단으로 지역경제에 타격을 입은 전북 군산이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잇단 폐쇄 결정으로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졌다.

더욱이 이들 조선과 자동차 공장의 경우 군산은 물론 전북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터라 '직격탄'을 맞았다.

설 명절을 앞두고 폐쇄 소식을 전해들은 공장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은 황당함과 답답함을 드러냈다.

결의대회를 마치고 공장을 나서던 근로자 이모씨(49)는 "사측이 이달 말까지 노사 간 협의를 통해 희망퇴직과 부평·창원·보령공장 전환배치 등의 고용대책을 마련하겠다지만 현재로서는 각 사업장의 수용이 넉넉지 않아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군산공장 폐쇄에 맞서 싸우는 길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가동 멈춘 협력업체 앞 마당엔 빈 상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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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다음날인 14일 전북 군산시 한 한국지엠 협력업체 공장 창고가 텅 비어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경영난을 이유로 5월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2천여명을 구조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2018.2.14/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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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공장 폐쇄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협력업체들이다.

협력업체들이 몰려있는 군산시 소룡동의 협동화단지를 찾았다.

부품 납품을 위해 분주히 움직여야 될 운송차량들은 보이지 않은 채 텅빈 공장을 지키고 있는 일부 관리자들만이 눈에 띨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공장 한 구석에는 부품을 담아 둘 빈 상자들만 곳곳에 쌓여 있기도 했다.

아예 정문을 닫아 놓은 곳도 있었다.

이곳 단지에는 1차 협력업체 30여 곳이 자리하고 있으며, 근무 인력만 5000여명에 이른다.

이곳에서 만난 협력업체 직원 박모씨(51)는 "그 동안 군산공장의 재고물량으로 인한 가동중단이 이어지면서 이미 지난해 12월에 희망퇴직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마친 상태"며 "지금은 최소 인력만 남아 있지만 이번 군산공장 폐쇄로 자칫 문을 닫게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사측의 요구가 잘 받아들여져 군산공장이 폐쇄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가동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부품업체의 후폭풍이 이미 시작된 곳도 있었다.

B업체 관계자는 "100여명의 직원을 최소 인력인 10명으로 줄였지만 5월부터 공장 폐쇄가 이뤄지면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1차 협력업체를 통해 일감을 받고 있는 2차 협력업체들"이라며 "현재 2차 협력업체만 100여 곳으로 5000명이 직원들이 있지만 이들은 어느 곳에 하소연도 못하고 길거리로 나안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곳곳 빈 점포 늘어나…지역상권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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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다음날인 14일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협력업체 등이 몰려 있는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한 부동산사무소에 공장 임대를 알리는 게시물과 생산직 사원 모집을 알리는 광고가 붙어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경영난을 이유로 5월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2천여명을 구조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2018.2.14/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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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상권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점심시간에 맞춰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공장인근의 오식도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점심시간임에도 도로가에 자리한 식당들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곳곳에는 주인을 찾지 못한 채 곳곳에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내 붙인 '임대' 표지가 눈에 띠었다. 상가 뒤편으로 들어선 원룸촌에도 '보증금 20만원, 월세 20만원'을 내건 안내 현수막들이 즐비했다.

인근의 한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이곳 주인은 "이미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으로 직원들이 빠져 나가면서 이미 초토화 된 상태"라며 "한국지엠 직원들은 대부분 소룡동이나 미룡동에 거주하고 있어 그 쪽 주변의 상가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을 나와 주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들렸다.

공인중개사 이모씨는 "오식도동은 원룸 공실률은 90%에 가까울 정도"라며 "보증금 없이 월세만 받는다고 해도 어느 누가 찾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비어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직원들이 몰려 산다는 소룡동의 상황은 어떤지 찾아가봤다.

이른 시간 탓인지 식당가 주변에는 보기보다 한산했다.

문을 연 커피숍을 찾아 들어갔다.

이곳에서 4년째 영업을 하고 있다는 이모씨는 "현대중공업이 철수한 이후부터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더욱이 한국지엠 마저 폐쇄된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래도 저녁시간이 되면 길거리에 사람들로 붐볐는데 지금은 저녁 8시만 되면 뜸하다"며 "지금 다른 곳으로 옮겨가던지 업종을 변경을 할 것인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주변 상가들을 돌아봤지만 문을 연 대부분이 썰렁했다.

군산대학교가 자리하고 있어 사정을 나을 듯한 미룡동 일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40)는 "요즘은 대부분 대학생들로만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언제까지 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중개사 채모씨는 "한국지엠 근로자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인지 평소보다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군산지역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지엠 공장 폐쇄로 가뜩이나 침체된 부동산시장도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산시민들의 암울한 심정을 대변하기라도 하는듯 이날 군산의 겨울하늘은 우중충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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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다음날인 14일 전북 군산시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부동산 매매 광고가 붙어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경영난을 이유로 5월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2천여명을 구조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2018.2.14/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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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s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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