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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올림픽] 통가 '근육맨'의 도전은 계속된다 "올림픽 3번째 종목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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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통가 근육맨'으로 잘 알려진 타오파토푸아가 14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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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뉴스1) 정명의 기자 = '통가 근육맨' 피타 타우파토푸아(35)가 세 번째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타우파토푸아는 지난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의 최고 스타였다. 영하 10도의 날씨에 상의를 탈의한 채 전통 의상을 입고 통가의 기수로 입장하며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타우파토푸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도 참가했는데, 그때 자격은 통가의 태권도 대표였다. 당시 개회식에서도 통가의 기수로 웃통을 벗고 입장했다. 동·하계를 번갈아 2년만에 기수를 맡은 것은 타우파토푸아가 역대 최초다.

14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타우파토푸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그는 다음 올림픽에 출전할 새로운 종목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리우에서는 태권도, 평창에서는 크로스컨트리로 종목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타우파토푸아다. 태권도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종목에서 2년만에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타우파토푸아는 "12살 때 울프그램이라는 통가의 복싱 선수가 은메달을 따는 것을 보고 통가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리우올림픽을 마치고 1년 안에 평창 출전권을 따겠다고 장담했는데, 그 땐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고 전했다.

남태평양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섬들의 집단을 이르는 폴리네시아에 속한 통가는 눈이 오지 않는 인구 10만명 정도의 작은 나라다. 타우파토푸아가 크로스컨트리를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은 통가에 없었다.

그러나 타우파토푸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눈이 없는 곳에서 어떻게 하면 눈이 있는 것처럼 훈련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호주와 통가를 오가며 롤러스키를 탄 것이 그가 생각해 낸 대안 중 하나였다.

타우파토푸아는 "내 인생 중 눈 위에서 보낸 시간은 12주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제 평창올림픽에 참가해 1주일이 늘어 13주가 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타우파토푸아가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통가, 더 멀리는 폴리네시아 국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타우파토푸아는 "통가 어린이들, 폴리네시아 사람들에게 동계 스포츠의 문을 열어주고 싶었다. 럭비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난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딸 것이다. 그러나 4년 후에는 통가에서 메달리스트가 나올 수 있다. 그럼 폴리네시아의 어린이들이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우파토푸아는 "세 번째 종목에도 도전할 생각"이라며 "내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도전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주려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세 번째 종목에 대한 힌트도 나왔다. 그는 "통가와 연관이 있는 종목이면 좋겠다"며 "태권도 링에서 싸웠고, 설원에서 스키를 탔다. 다음은 물과 관계된 종목일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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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퉁가 선수단의 기수 피타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가 국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3만5000여명의 관람객과 전 세계 시청자 25억여명의 시선을 사로잡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은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를 주제로 2시간 동안 진행된다. 2018.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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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타우파토푸아가 개회식에서 스타로 떠오른 가운데 통가는 초강력 사이클론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통가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글을 올렸던 그는 이날도 세계를 향해 도움을 호소했다.

타우파토푸아는 "통가 사람들은 특별한 기상을 갖고 있다. 언제나 긍정적"이라며 "건물은 재건하면 된다. 통가 사람들의 강한 마음과 의지는 아무리 강한 사이클론이라도 무너뜨릴 수 없다"고 통가인의 자부심을 보였다.

한국에서 인기가 높아 결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타우파토푸아는 "절차가 있다. 일단 통가를 도와줘야 한다. 그렇다면 내 마음이 움직일 것 같다"며 "난 스포츠와 결혼한 상태라, 누군가와 결혼을 하려면 먼저 스포츠와 이혼을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docto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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