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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무역전쟁 불사…韓日 등 동맹국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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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미니선거 참패에 다급해진 트럼프

대선 승리 슬로건 '美우선·보호무역주의' 다시 꺼내들어

트럼프 "호혜세 도입하겠다"…對美흑자국 대상 보복관세?

"韓·日, 무역에선 동맹국 아냐" 선긋기…제재 시사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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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상(FTA)은 재앙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상·하원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공정무역 관련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한국과 중국, 일본을 콕 찝어 “그들에게 어마어마한 돈을 잃었다. 소위 동맹국이지만 무역에 관해선 아니다. 그들은 25년 간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해왔다”며 미국과 불공정무역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따른 통상압박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끈 주요 전략이다. 핵심 지지층이 가장 선호하는 슬로건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다시 강조하게 된 것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2년마다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선 하원 의원 전원과 상원 의원 중 3분의 1인 34명을 뽑는다. 하원은 공화당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상원은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지던 앨러배마주에서 1명을 잃어 올해부터 51석(공화당) 대 49석(민주당)으로 좁혀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민심이 돌아섰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확실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2016년 대선을 승리를 이끌었던 ‘아메리카 퍼스트’ 슬로건을 재활용하기로 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규모 인프라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와서 우리에게 왕창 바가지를 씌우고 엄청난 관세와 세금을 매기고,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매기지 못하는 이 상황을 계속 이어가게 할 수는 없다”며 “미국산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의 제품에 동일한 세금을 부과하는 상호 호혜세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호혜세’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대미 무역흑자국들에 대한 무차별적 보복관세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서 수입한 철강후판에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TC는 관세를 폐지하면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간에 피해가 지속하거나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정했다. 이번 판정은 관세를 부과한 지 5년이 지나면 연장 여부를 재심사하는 이른바 ‘일몰 재심’(sunset review)에 따라 나왔다.

미 상무부도 중국과 한국, 인도, 캐나다, 그리스, 터키 등에서 수입된 대형 구경 강관에 대해 무역구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미 생산자에게 불공정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국가별로 최소 16%에서 최대 132%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지난 2016년 한국의 대형 구경 강관 대미 수출액은 약 1억5000만달러로,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몇 안되는 품목이다. 미국은 이미 우리 기업이 수출하는 철강재의 약 82%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 달 외국산 세탁기·태양광 패널 등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한데 이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미국을 상대로 대규모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는 나라들을 ‘본격적으로’ 때리기 시작한 것이다. CNN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무역에서 큰 펀치는 자제하고 잽을 많이 날렸는데, 가까운 미래에 중대한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철강과 알루미늄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경우 동맹국임에도 단순 압박에 그치지 않고 있다. 필요시 무역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미 FTA에 대해서는 폐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는 한국과 매우, 매우 나쁜 무역협정을 맺고 있다. 우리에게 손실만 안겨줬다. 한미 FTA를 공정한 협정으로 바꾸거나 폐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과거 한미 FTA 협상 당시 미국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지난 달 31일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 토론회에서 “한국산 세탁기·태양광 패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세이프가드 결정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재협상에 암운을 드리울 수 있다”며 “한국이 세이프가드에 대항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경우 재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군산의 제너럴 일렉트릭(GM) 공장이 디트로이트로 이전한다.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엔 이런 소식을 듣지 못했을 것”이라며 자화자찬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중간선거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다. 지난 달 연두교서에서 시작부터 경제성과를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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