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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13조弗 사상최대…美, 금리인상 앞두고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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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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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계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가계부채발 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다. 임금 상승발 인플레이션 신호에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한층 빨라지면 가계부채 부담이 미국 경제를 다시 짓누를 수 있다는 게 위기론의 실체다.

예상보다 가파른 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학자금, 신용카드, 오토론 등 각종 빚을 짊어지고 있는 가계에 이자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

13일(현지시간)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지난해 4분기 미국 가계부채는 1930억달러가 늘어 부채잔액이 13조1500억달러(약 1경4200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8년 3분기 12조6750억달러를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미국 가계부채는 2013년 2분기에 11조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그 후로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가계부채는 5년 연속 증가했다. 가계부채의 68%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작년 4분기에만 1390억달러가 늘어 잔액이 8조8820억달러에 달했고 신용카드 부채는 260억달러 증가해 8340억달러를 기록했다. 다이앤 스원크 그랜트손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현재의 가계부채는 여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올해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가계가 씀씀이를 키우는 배경에는 4.1%까지 떨어진 완전고용 수준의 낮은 실업률과 미국 경제 호조세가 자리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상승 랠리를 이어간 미국 주식시장도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자극하는 데 한몫했다. 이에 따라 미국인은 소비를 늘리고 저축을 줄였다. 지난해 11월 미국 저축률은 2.9%로 만 10년 만에 처음으로 3%를 밑돌았다.

스원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임금이 모든 소득 계층에 걸쳐 오르고 있다"며 "이는 미국인의 신용카드 사용액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탄한 고용시장은 미국인이 지갑을 더 열게 하는 계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택을 매입하거나 자동차를 구매하는 등 고액 지출을 서슴지 않는 미국인의 소비 행태가 포착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와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등 경기부양책도 가계 소비심리를 키울 재료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가 강해지면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신임 연준 의장 등 연준 수뇌부들은 '점진적이고 완만한 금리 인상'을 줄곧 강조했지만 자칫 연준 목표치(2%)에 육박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도출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 1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2.9%(전년 동기 대비)로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자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하는 등 상당한 파장이 있었다. 이는 2월 초 미국 증시 폭락의 단초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선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글로벌리서치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올해와 내년에 걸쳐 6회 인상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1.25~1.5%에 달하는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말이면 2.75~3%로 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8%대를 유지하면서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미국 모기지 금리를 비롯한 주요 대출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리 지표다.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자들 이자 부담이 커지면 연체율이 반등할 수 있다. 1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학자금대출 연체율은 이미 11%로 높은 수치를 이어가고 있다. 억만장자인 빌 애크먼 헤지펀드 매니저는 학자금대출 보증을 선 정부가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 금융기관 관계자는 "아직은 경기 확장 호재에 가려 가계부채 그늘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 주가 하락, 경기 위축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 가계발 경기 한파의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급증하는 것도 위기설을 키우고 있다.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 규모의 감세, 전년보다 5% 이상 늘어난 2019년 예산안 편성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적자 우려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내년 재정적자 규모를 9840억달러로 예상했지만 월가에선 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JP모건은 내년 재정적자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4%에 달하는 1조20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다가올 경기 침체기에 정부 대응능력이 떨어져 경제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게 많은 경제 전문가들 지적이다. 또한 미국 국채 발행량이 늘면서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모기지 금리를 끌어올리고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부담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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