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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여정 일행 탄 고려항공 편명…`DJ와 공동성명` 기념해 615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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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열린 남북 간 하늘길은 다시 닫혔지만 항공업계의 여운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남북 동해직항로가 처음 사용된 데다 아시아나항공과 고려항공이 이색적인 편명을 붙였기 때문이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진행된 남북 스키 공동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 대표단 45명이 양양공항에서 탑승한 아시아나항공 전세기의 편명은 OZ1358이다. 이날 우리 대표단을 내려주고 양양을 거쳐 인천에 복귀한 전세기 편명은 OZ1388이다. 하루 지난 이달 1일 우리 대표단과 북한 선수단 32명을 태우기 위해 인천을 출발해 양양을 거쳐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한 전세기 편명은 OZ1378이다. 이들을 태우고 양양에 도착한 전세기 편명은 OZ1368이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보통 국제선은 항공사 코드(OZ) 뒤에 3자리 숫자를 쓰고 국내선과 국제선 부정기편(전세기)은 4자리 숫자를 사용한다"며 "양양~원산 노선에 투입된 전세기는 국제선 전세기에 준해 편명을 붙였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김포 출발·도착 국내선 편명은 OZ 다음 숫자 8로 시작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편명에서 숫자 1은 원래 일본을 가리킨다. 미국은 2, 중국은 3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007년 6월 6·15 공동선언 7주년 행사 때 운행한 인천~평양 전세기 편명 OZ1338·OZ1348에서 양양~원산 왕복 전세기 편명을 따왔다"며 "숫자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이 이용한 전용기 '참매 2호'에 고려항공은 PRK615·PRK616 편명을 붙여 눈길을 끌었다. 보통 고려항공은 JS라는 코드명 뒤에 숫자를 붙인 편명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을 뜻하는 'PRK'에 2000년 6·15 공동성명을 기념한 '615'라는 숫자를 붙여 편명을 완성했다. 북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도 김대중(DJ)정부 때처럼 남북 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편명에 담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편명은 항공사별로 정한 원칙에 따라 겹치지 않게 붙이게 되는데 북한 고려항공은 편명에도 정치적 의미를 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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