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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옥스팜 성매매 후폭풍…기부 끊기고 ‘무관용’ 조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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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구호단체 옥스팜의 성매매 파문이 터진 후 후폭풍이 거세다. 전 세계 1200여 명의 옥스팜 기부자가 기부를 끊고, 영국 정부가 옥스팜 뿐만 아니라 다른 구호단체에도 자금 지원 중단을 경고하는 등 구호단체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영국 정치권은 이번 성매매 관련 조사를 세계 각국의 구호단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옥스팜 성매매 사건은 지난 9일 영국 더타임스가 아이티 강진 발생 이듬해인 2011년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던 옥스팜 직원들이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2011년 옥스팜이 직원들을 자체적으로 조사해 작성한 보고서를 함께 공개했다. 옥스팜은 당시 조사를 통해 성매매와 연루된 직원 4명을 해고했고, 다른 3명은 스스로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아 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 英 정부, 기금 지원 중단 경고…기부자 기부 속속 끊어

로이터는 13일 “영국 정부는 14일 옥스팜을 포함해 구호단체들이 성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기금 지원을 모두 중단할 것을 경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페니 모던트 영국 국제개발부 장관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개발기관 모임에서 “영국 정부는 취약 계층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피해자와 내부고발자의 안위를 보장하는 문화를 만들지 않는 구호단체와는 협력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의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11일 모던트 장관은 옥스팜에 2011년 자체 조사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조선일보

미국 보스턴 코플리 광장에서 옥스팜 활동가들이 미국 이민자 추방 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모습./옥스팜


성매매 사건이 공개된 후 옥스팜 기부자 1200여 명은 매달 내는 기부금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1270명이 1인당 평균 9.48파운드(약 1만4200원)의 기부금 납부를 취소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 국제사회 비판 빗발쳐…英 정부 “무관용”

국제사회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은 12일 트위터를 통해 “옥스팜 직원들의 성매매 스캔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침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인도주의를 내세워 자신의 직위를 악용해 벌인 성범죄보다 더 충격적이고 부정직한 것은 없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은 옥스팜에 성매매 의혹을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EU는 윤리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무관용’ 원칙으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영국) 국제개발부는 무관용의 자세로 이번 사건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해외 옥스팜 지사 직원들이 이와 같은 ‘끔찍한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모든 구호단체에 방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성매매 의혹 수사를 전 세계 구호단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베로니스 셰한 영국 자유민주당 대변인은 “영국 정부는 옥스팜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구호단체까지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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