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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수순 밟는 GM]한해 파업 24번...노조에 멍드는 한국 자동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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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 연봉 1억 육박에

생산성도 美 등보다 크게 낮아

손쉽게 파업 가능한 제도도 문제

국내 車산업 경쟁력 갈수록 뚝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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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인건비와 틈만 나면 일손을 놓는 노조의 행태는 한국GM만의 얘기일까. 국내 토종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더 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총 24차례 파업을 단행했다.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임금성 조건을 더 올려달라는 명분이었다. 파업으로 사측이 추산한 생산차질액은 1조7,000억원을 넘어선다. 결과는 곧바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5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4.7%에 불과했다.

◇산업은 안중에 없는 노조 이기주의=2016년 기준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평균임금은 9,213만원이다. 어느 업체인지를 불문하고 1억원에 근접하는 평균 연봉을 받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하고 있는 일본의 도요타(9,104만원)는 물론 경쟁력이 앞서 있는 독일의 폭스바겐(8,040만원)보다도 높다. 돈을 많이 받는 만큼 생산성이 높으면 문제가 없다. 현대차의 경우 울산공장 근로자는 대표적인 고임금 국가인 미국의 앨라배마 공장 근로자보다 임금이 더 높다. 하지만 차량 한 대를 만드는 데 울산공장이 30시간 이상 걸리는 반면 앨라배마 공장은 15시간이 채 안 된다. 오히려 두 배 이상 생산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년 이어지는 파업은 곧바로 공장의 생산성 저하로 연결된다”면서 “어느 공장과 비교해도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노조의 이기주의가 완성차 업체는 물론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점이다. 당장 지난해 주요 완성차 업체의 실적 악화가 일자리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산업의 취업자는 39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200명이 줄었다. 자동차 업종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14년 9월 이후 40개월 만이다. 완성차 업체의 취업자는 1,300명 늘어난 반면 부품업체에서 3,500명이 직장을 잃었다. 노조의 파업으로 완성차 공장이 멈추면 수백곳에 달하는 협력업체들은 일손을 줄일 수밖에 없다.

◇노동 경직성 초래하는 노동법=완성차 업체 노조가 수시로 파업에 나설 수 있는 것은 법과 제도가 노동자에게 힘을 몰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손쉽게 파업에 나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조합원의 절반만 동의하면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반면 독일은 전체 조합원의 4분의3, 미국은 3분의2가 찬성해야 한다. 파업에 나서면 사측의 손발이 묶여 버린다. 대체근로자를 투입할 수 없도록 법이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독일·미국·일본은 파업 시 대체근로 제한 규정이 없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도 생산은 한다.

임금 및 단체협상의 짧은 주기도 노동자에게 유리한 구조다. 우리나라는 임협 1년, 단협은 2년마다 하도록 돼 있다. 독일·일본은 임협을 매년 하지만 단협은 3년에 한 번 한다. 미국은 임협과 단협 주기가 4년이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노동법을 고쳐 노동 유연성을 높이지 않으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장 GM의 철수가 현실화하면 우리나라는 완성차 생산국 6위 지위를 멕시코에 내줄 처지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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