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셧다운제' 폐지 물 건너 가나

지난 2016년부터 '셧다운제'를 폐기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됐으나 문화부와 여가부의 부처간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시간만 끌고 있다. 사진은 작년 9월 열린 셧다운제 공개토론회 모습.

게임업계 최대 이슈인 '셧다운제 폐지'를 놓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 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책 주무부처의 수장이 기존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셧다운제 폐지 이슈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정현백 장관의 발언이 나온 이후 쟁점화 되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은 "셧다운제로 게임산업이 위축됐다는 분위기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셧다운제를 폐지한다고 하면 펄펄 뛴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가부는 지난 2016년 셧다운제를 부모시간선택제로 완화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계류 끝에 통과하지 못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정 장관이 새로 취임한 이후 셧다운제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법 개정이 사실상 백지화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회에서도 셧다운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용헌 의원(국민의당)은 "셧다운제도는 청소년 행복 추구권 침해는 물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게임을 무조건 유해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다 게임산업진흥법에 부모시간 선택제와 같은 대안이 있는 상황에서 셧다운제는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김병관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업계 뿐만이 아니라 작년 행정학회 및 여러 토론회에서 무수한 사람들이 게임산업이 위축됐다고 이야기 하는데, 여가부만 아니라고 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서 "셧다운제가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미래산업인 게임산업 전반을 위축시킴으로써 국가경제 발전에도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책을 주관하는 부처간 논의가 보다 활발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회위원들뿐만 아니라 게임산업 진흥 정책을 담당하는 문화부에서도 셧다운제 폐지에 대한 보다 분명한 입장 표명과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화부는 셧다운제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의 후 순차적인 개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가부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상 새로운 대처가 필요하다"면서 "게임계에서 '셧다운제 폐지'에 대한 의견이 압도적임에도 불구하고 문화부가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은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