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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1년…日 언론, 미 정보기관 접촉설 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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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6월 마카오 알티라 호텔 10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북한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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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김정남 암살 사건이 1주년을 맞았다.

관련 재판이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진행 중이지만 도주한 북한 요원들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조력자인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관계자들 역시 북측의 압력 행사로 출국한 상황.

최근 일본 언론들은 살해 배경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쫓으며 몇 가지 가능성을 제기했다.

"암살 직전 랑카위 섬서 미국인 만나"
아사히신문은 김정남 암살의 무대였던 쿠알라룸프르 발 기사에서 김정남이 생전에 지인들에게 했다는 발언들을 14일 소개했다. 김정남이 가까운 지인들에게 “6개월에 한 번 정도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를 말레이시아에서 만났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말레이시아 조사 당국을 취재한 결과 “김정남이 암살 4일 전인 지난해 2월 9일 주변에 행선지를 밝히지 않고 말레이시아 북부 랑카위 섬을 방문했다”며 “현지 호텔에서 미 정보기관과 연결된 것으로 의심되는 미국인과 접촉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지 조사 당국도 이 같은 미국 측과의 접촉이 북한 측의 살해 동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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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 폐쇄회로 TV에 포착된 김정남 암살 용의자들. 북한 공작원들로 추정된다. [중앙포토]




지난해 1월 26일 마카오에서 김정남을 만났다는 지인의 증언도 의미심장하다.

그는 김정남으로부터 “미국 카지노 관계자와 만나고 왔다”는 얘기를 듣고 “카지노라면 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밀사가 아니냐”고 물었다고 아사히에 밝혔다. 그런데 김정남이 “어떻게 알았냐”고 짧게 답했다는 것이다.

김정남의 말레이시아 지인들은 술에 취한 김정남이 “동생(김정은)과 관계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외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피력했다고 이들은 아사히에 증언했다.

"스스로 운명을 감지하고 체념하듯 행동했다"는 김정남 지인의 증언도 신문은 전했다.

"장성택-후진타오 밀담이 초래"
14일 NHK는 장성택 숙청과 관련한 핵심 증언이라며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했다.

NHK는 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장성택이 중국 지도부를 이용해 김정남을 북한의 새 지도자로 옹립하려 했다”며 “이 계획이 중국 측 밀고로 북측에 알려져 결국 장성택이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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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13일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장성택 재판.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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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따르면 김정일 사후 8개월 무렵인 2012년 8월 장성택은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 주석을 베이징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장성택이 후 주석에게 “김정일 후계자로 김정남을 세우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국 상무위원인 저우융캉(周永康)이 이 내용을 도청해 북한 지도부에 흘렸다고 한다. 공안부 부장 출신인 저우는 당시에 사법과 공안을 관장하는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맡고 있었다.

이듬해 12월 장성택은 국가반역죄로 처형됐다. 그러나 북한은 혐의의 구체적인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저우 역시 시진핑(近平) 정권에 의해 부패 사범으로 법정에 세워졌고, 2015년 6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주요 혐의 가운데 국가기밀 누설죄가 적용돼 관심을 끌었지만, 장성택 처형 때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사정은 전해지지 않았다.

NHK는 저우가 북측에 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년 시절부터 장성택, 김경희 부부의 총애를 받던 김정남은 지난해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청사 안에서 독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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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부패 혐의로 재판정에 선 저우융캉의 모습. [사진 CC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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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국가정보원은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의 스탠딩 오더(standing order: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명령)였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김정남을 정적으로 간주하고 예의 주시하다가 살해했다는 것이다.

북중관계 전문가인 히라이와 슌지(平岩俊司) 난잔대 교수는 “(중국 지도부는) 김정은보다 김정남 쪽이 다루기 쉽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면서 “장성택은 김정일로부터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지목돼 자신의 권력을 과신하고 있었다”고 NHK에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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