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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올림픽] "줄을 서 주세요"… 미소로 행복을 그려주는 부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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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기자들에게 캐리커처 선물하는 정창규-임소연 작가

뉴스1

부부 작가 정창규-임소연씨는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각국 기자들에게 멋진 캐리커처를 선물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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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뉴스1) 임성일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각국 미디어의 주둔지 같은 개념의 장소가 '메인프레스센터(MPC)'다. 보다 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전 세계에 타전하기 위한 기자들의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는 곳이다.

지구촌 잔치에 함께 한다는 뿌듯함과 사명감이 넘치는 곳이지만 밤낮 없는 업무에 피로와 초췌함이 섞인 장소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각국 기자들에게 특별한 행복을 선물하는 이들이 있다.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재능기부' 작가들 이야기다.

MPC1 건물 2층 '캐리커처 존(Caricature Zone)'은 이제 기자들 사이 제법 인기 공간이 됐다. 정창규-임소연 두 작가가 일종의 재능기부를 하는 곳인데, 오후 1시에 문을 열어 7시까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덕분에 그들의 손도 분주하다.

정찬규 작가는 "우리는 한국만화박물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다. 이번 이벤트는 부천시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함께 작가들을 섭외해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역시 한국만화박물관 캐리커쳐숍에서 일하고 있다는 임소연 작가는 "우리를 포함한 총 9분의 캐리커처 작가들이 평창을 찾았다. 2명씩 팀을 꾸려서 폐막할 때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짧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정찬규 작가는 쉼 없이 테블릿용 펜을 놀리고 있었다. 임소연 작가는 "한 사람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 하루에 최대한으로 해드릴 수 있는 인원은 15명 정도인데, 평균 12명씩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각국으로 향하는 창구인 기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전해주면서 동시에 행사를 마련한 부천시를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는 계기도 된다. 부천은 복합만화문화공간인 '한국만화박물관'과 국제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 등 만화도시로 통하는 도시다. 자신들의 주력 콘텐츠를 알릴 좋은 무대를 마련한 셈이다.

정찬규 작가는 "캐리커처 작업을 하는 동안 각국 기자들이 부천시가 준비한 홍보물을 보게 되면서 여러 가지 홍보가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올림픽 현장에 와 있지만 경기는 전혀 못 본다. 일만 하고 있다. 그러나 다들 웃으면서 좋아하시니 우리도 재밌고 뿌듯하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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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커처존은 MPC의 명소가 되고 있다. 지금은 줄을 서야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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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처음에는 대부분 망설이며 기웃거리고 말았는데, 이제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작품 수준이 너무 높아 캐리커처를 받아간 한 기자는 다음 날 사진 한 장을 가져와 "아들인데 해줄 수 없느냐" 부탁했을 정도다. 사진으로는 할 수 없는 작업이라 정중히 거절했으나 그만큼 호응이 좋다는 방증이다.

짧은 인터뷰 후 촬영을 위해 '친한 척'을 부탁했더니 "우리 진짜 친한 사이입니다"라는 대답이 나왔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고 있었다. 대학 때 만화과에서 만나 지금까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반자이다.

부부는 닮는다고 했던가. 환한 미소가 아름다운 정창규-임소연 부부가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세계에 퍼뜨리고 있다. 순항하고 있는 평창 올림픽은 누구 한 사람만의 힘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게 아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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