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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미르·K스포츠재단은 靑 작품"…朴 재판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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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재판에 미칠 영향은/법원 ‘대통령 직권남용’ 첫 인정/ 내달 朴 1심 선고 유죄 판결 유력/‘재산권 침해’ 헌재 결정 수용한 듯/ 법조계 “朴 최대 무기징역 가능성”/ 신동빈 회장 뇌물 액수 70억 달해/ 이재용 부회장 2배… 구속 못 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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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3일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를 인정하고 최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함에 따라 박 전 대통령도 1심 유죄 선고가 사실상 확정됐다. 법원이 “대통령 직권을 남용해 대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강요했다”고 판단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도덕적으로 치명타를 입게 됐다. 재계 서열 5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것은 최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집행유예 선고와 비교된다. ‘재벌 봐주기’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혐의 대부분이 박 전 대통령과 겹치기 때문에 그의 1심 판결문은 ‘미리 보는 박 전 대통령 판결문’이나 다름없다. 재판부는 박근혜정권 시절의 국정농단 배후에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있음을 명백히 했다. 그간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은 “미르·K스포츠재단은 문화·체육 육성을 위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낸 돈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물리치고 “미르·K스포츠재단은 청와대 작품”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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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13일 서울중앙지법의 1심 재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뒤 침울한 표정으로 구치소행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재판부는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 지원에 쓴 72억여원,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출연했다가 되돌려 받은 70억원이 모두 뇌물이라고 결론지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해 뇌물을 받은 것으로 인정한 만큼 이르면 다음달 내려질 박 전 대통령 1심 선고에서도 중형 선고가 불가피해 보인다.

2016년 11월 시작한 국정농단 수사로 재판에 넘겨진 인물은 최씨를 포함해 총 48명이다. 이날 최씨 선고로 박 전 대통령,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3명만 남고 모두 1심 재판이 끝났다. 법원은 오는 20일 최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는 것으로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은 공범인 최씨보다 훨씬 더 무거운 만큼 법조계에선 “최대 무기징역이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이 최씨와 짜고 롯데 및 SK 측에 면세점 신규영업 인허가권을 무기로 내세워 먼저 뇌물을 요구했다고 본 판결이 눈에 띈다. 박 전 대통령은 그간 “국정을 운영하며 어떠한 사심도 없었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실은 최씨 모녀를 도우려는 ‘사심’에서 기업들을 쥐락펴락했음이 인정된 셈이다.

다만 삼성 항소심 재판에 이어 이번에도 ‘묵시적 청탁’의 존재가 부정되면서 검찰과 특검팀은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됐다. 최씨 1심 선고까지 난 마당에 같은 재판부가 담당하는 박 전 대통령 1심에서 이를 뒤엎기는 힘든 만큼 검찰과 특검팀이 곧장 항소심 준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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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날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롯데 신 회장에게 징역 2년6월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015년 배임·횡령 등 경영 비리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년이 구형됐다가 1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가까스로 한숨을 돌린 신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선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재판부가 인정한 뇌물공여 액수가 70억원이나 되는 만큼 집행유예 선고는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를 내놓는다. 둘 다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부회장은 액수가 36억여원인 반면 신 회장은 그 2배에 가까운 70억원이 뇌물공여 액수로 인정됐다.

김태훈·배민영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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