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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설] GM 군산공장 폐쇄 결정, 정부 지원 노린 협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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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럴모터스(GM)와 한국GM은 13일 군산공장을 5월 말까지 완전히 폐쇄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생산을 중단하고 직원 2,000여명을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에 사전 통보도 없었던 터라 설 연휴를 앞두고 충격요법을 노린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군산지역 130여개 협력업체, 1만1,000여명 관련 인원 등을 고려하면 지역경제에 미칠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도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호주 인도에서처럼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군산공장 가동률은 최근 3년간 평균 약 20%였고, 최근 아예 조업을 중단했다. 2011년 생산대수는 26만8,000대였으나 2016년 3만대 수준까지 떨어졌고 지난해부터는 한 달에 일주일 남짓 공장을 가동해 왔다. 사실은 군산공장뿐 아니라 한국GM 전체가 생산성 부진으로 허덕이고 있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적자가 3조원에 달한다.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에 제품 경쟁력마저 급락하면서 퇴출 위기에 내몰렸다. 사실상 시장경제 논리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일자리와 우리 경제에 대한 충격이다. 한국GM이 철수할 경우 1만6,000명에 달하는 직원과 부평 창원 군산 등지의 20만명 이상의 협력업체 일자리까지 위협을 받는다. 그래서 정부도 난감하다. GM은 한국 정부에 대략 5,000억원가량의 지원과 세제혜택 등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일단 GM의 경영 개선안부터 내놓으라는 입장이나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데다 일자리 정책 등을 감안하면 마냥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정치논리에 휘둘려 부실기업에 세금을 퍼부어 고용을 유지하는 것은 시한부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다는 것과 다름없다. 한국GM은 대우자동차 시절 이미 수조 원의 공적 자금을 삼킨 바 있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정부가 경영에 대한 책임을 GM 노사에 철저하게 묻고, 고통 분담과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먼저 요구해야 한다. 경영실사로 회생ㆍ지속 가능성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정부의 지원 여부는 그 이후에나 결정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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