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43283104 0512018021343283104 07 0706001 5.18.12-RELEASE 51 뉴스1 0

이명행 성추행 의혹 추가 폭로…SNS 통해 '미투' 동참 이어져

글자크기
뉴스1

이명행 배우 (제공 두산아트센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유명 연극배우 이명행이 성추행 논란으로 사과문을 내고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중도 하차했으나, 페이스북을 통해 2년 전 성추행 의혹이 추가로 폭로되는 등 '미투'(#Metoo, 나도 말한다) 운동이 공연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다.

13일 공연계에 따르면 연극인 A모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명행 배우가 2년 전에 조연출인 자신을 성추행했던 사실을 상세히 밝히며 '미투' 운동에 동참했다. A씨는 이 글에서 극장 위쪽에 있는 대본 리딩 공간으로 노트북을 가지러 갔는데 (이명행 배우가) 따라와서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거절 의사를 두 차례나 밝혔으나 이씨가 그의 손목을 아프게 붙잡았다고 했다. A씨는 급박한 상황에서 CCTV카메라가 촬영하는 공간으로 이동했고, 극장 내 시설을 모니터링을 하고 있던 관리인이 찾아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음날 이런 사실을 연출가에게 알린 A씨는 해당 공연에서 빠지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A씨는 연출가의 제안을 거절하고 이명행 배우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과음을 해서 자세히 기억나지 않아 미안하다"는 미온적 반응을 들어야 했다고도 했다.

A씨는 이후 연습 과정에서 고통을 겪었음을 밝혔다. 이 사건을 알게 된 남자친구와 선생님, 지인들이 괴로워했으며 A씨는 잘 때 이를 너무 악 물어서 어금니 하나가 빠졌다고 했다.

그는 미투 운동에 동참한 계기에 관해 "내가 겪은 일은 내가 해결하자고 생각했던 것이 큰 오류"라며 "미투는, 여성만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다. 남녀 모두 포함해 앞으로 올 세대가 서로를 바라보고 사회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올바른 시선을 구축하는 출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투에 동참한, 그리고 발언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도 덧붙였다.

페이스북에선 A씨를 비롯해 공연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 창작집단의 대표인 B배우는 전체공개 게시물로 대학 시절부터 현재까지 성추행을 당한 경험을 고백했다.

B 배우는 이 글에서 "대학 때 엠티가서 술 먹고 자던 여자애들 다 주물러댔던 남자선배가 나중에 좋은 이미지로 광고까지 나왔다"며 "술먹고 집에 가는 나를 쫓아와서 강제로 키스하려던 남자 배우의 경우는 그의 아내랑 자녀 둘이 연습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그땐 나도 어려서 어찌할 줄 몰랐지만 어린 여후배들과 여제자들을 위해 미투운동에 동참한다"며 "돈 못 버는거 알면서도 열정과 꿈 하나도 덤벼드는 여린 영혼들을 너희의 별거 아닌 지위로 건드리지 마라"고 강조했다.

연극계 한 관계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연극계 성추행 뉴스가 나온지 이틀째인데 대부분 공연예술인들이 친구로 맺어져 있는 내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이 참으로 고요하다"며 "노동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정치적 사안에 대해 들끓던 사람들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입을 다무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곤란해지겠지만, '당신, 정말 몰랐느냐'고 지목해 물어보고픈 사람들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혜화동1번지 6기동인 중 한명인 송경화 연출가는 어떤 관객의 글을 거론하며 연극계가 이번 사태에 침묵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송 연출은 "어떤 관객의 글을 봤다. 앞으로 공연을 보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공연을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다.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을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다"며 "이것은 연극계 성폭력이 수면위로 올라와야 하는 이유들 중 하나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다면 목격자도 있을 것"이라며 미투 운동에 동참을 호소했다. 개인의 예술세계와 도덕성은 분리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한 송 연출은 "우리는 너무 많은 폭력의 순간을 관습처럼 외면해 왔을 것"이라며 "(앞으로) 외면하지 말자. 침묵하지 말자."고 글을 맺었다.

이뿐만 아니라 공연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유사 사례들이 전파되고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최근 유명 제작사 대표 C씨가 자신이 소유한 극장에서 막내 스태프를 무릎에 앉혀 키스를 요구한 사건이 있었으나, 추후 사과하면서 조용히 넘어간 일도 있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립극단이 연극계를 대표하는 유명 연출가 D씨를 극단 직원들이 반대해 제작에 참여시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극단 직원들이 '공론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 피해자의 의견을 존중해 D씨를 국립극단 작품에서 참여시키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는 것이다. 연출가 D씨는 2015년을 마지막으로 국립극단 작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1

공연계 '미투 운동' 게시글 (페이스북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rt@

[© 뉴스1코리아( 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