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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적폐' 취재 따로, 평창 취재 따로… 둘로 갈라진 KBS 보도국[알려왔습니다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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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노조 주도 '보도위원회' 설치… 기존 보도국 지휘 거부, 독립 체제

공영방송의 보도본부 쪼개기 논란

고대영 사장 해임으로 142일간의 파업을 끝낸 KBS 보도국이 둘로 쪼개졌다. 파업을 주도했던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기자들은 일명 '보도위원회'를 만들고 기존 보도국 지휘라인과 별도의 취재 보도 시스템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KBS 관계자에 따르면 KBS는 지난 5일 보도본부 내에 보도위원회를 구성해 기존 보도국 간부들의 지휘를 받지 않는 기자들만의 취재·보도 시스템을 구축했다. KBS 관계자는 "파업에서 복귀한 기자들이 기존 간부들의 지휘를 거부하면서 차기 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보도본부를 운영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라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보도국장 이하 간부와 기자들은 기존 방식대로 취재·보도하고,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들은 자기들끼리 아이템을 발굴해 보도하는 이원적 구조"라고 설명했다. 당초 기존 보도국 간부들은 보도본부를 사실상 둘로 나누는 것에 반대했으나 홍기섭 보도본부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보도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위원회는 현재 39명으로 구성된 특별취재팀을 만들어 ▲세월호 ▲방산 및 국방비리 ▲전(前) 정권 의혹 사건 ▲다스 ▲여성인권 ▲국정원 등 6개 분야에 대한 특별 취재에 들어갔다. 정부 발표나 예정된 행사 취재는 기존 보도국 조직에 맡기고 자신들은 탐사보도를 전담하겠다는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북한에서 내려오는 방남단 취재도 보도위원회가 맡기로 했다. 평창 관련 일반 뉴스는 기존 보도국이 담당한다.

공영방송의 '보도본부 쪼개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언론학자는 "새로운 사장이 임명되지 않았을 뿐이지 보도국은 이미 정부와 코드를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BS 공영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살아 있는 권력인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고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前) 정권 보복취재단"이라며 "KBS를 언론노조 조합원들의 해방구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알려왔습니다
▲9일 자 A21면 '적폐 취재 따로 평창 취재 따로…둘로 갈라진 KBS보도국' 기사에 대해 KBS는 "기존 보도국 지휘 라인과 다른 별도의 취재 보도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보도국이 둘로 갈라져 따로 취재 지시를 받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기사에 언급된 보도위원회도 노조가 만든 별도의 취재 보도팀이 아니라 KBS 편성규약에 따른 협의체"라고 알려왔습니다.

[신동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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