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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무역적자 9년만에 최대…트럼프, 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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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첫해 무역성적표 보니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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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첫해 미국 무역적자가 9년 만에 최대치로 급증했다. 보호무역주의를 통한 미국 시장 보호를 최우선 정책으로 역설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미국 소비자가 경기가 회복되면서 해외 물건 구매를 늘린 것이 무역적자 확대의 주된 이유로 지적된다. 하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등을 상대로 본격적인 무역 전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미국 무역적자가 5660억달러(약 615조8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적자 7087억달러를 기록했던 2008년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다. 2016년과 대비하면 12.1%나 증가했다. 특히 미국 수입액은 지난해보다 6.7% 증가한 2조9000억달러(약 3134조9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5.5% 늘어난 2조3000억달러(약 2486조3000억원)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미국이 많이 팔고, 많이 사들였지만 상대적으로 사들인 물건이 많아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전년 대비 8.1% 증가한 3752억달러(약 405조6000억원)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미국이 기록한 전체 무역적자 중 3분의 2가량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상무부는 대중 무역적자 중 3분의 1 정도가 컴퓨터, 가전제품, 휴대폰 등 첨단기술 제품을 수입하는 데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폐기하겠다며 위협해온 멕시코와의 무역적자도 전년에 비해 10% 증가한 711억달러(약 76조8000억원)로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미 무역흑자 1·2위를 기록한 중국과 멕시코에 이어 688억달러어치를 수출한 일본이 3위, 643억달러를 벌어들인 독일이 4위에 올랐다. 한국은 229억달러가량 흑자를 봐 인도와 함께 공동 10위에 올랐다.

무역적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이 주된 공격 대상이어서 주요 2개국(G2) 간 무역 전쟁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무역 보복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커틀러 전 부대표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주최한 포럼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지금껏 내가 일했던 공화당, 민주당 행정부와 매우 다른 시각을 가진 초강경파"라며 "그가 강요된 기술 이전과 지식재산권 침해 등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조사하는 이상 중국에 대한 조치가 임박한 것으로 여겨진다. 미 행정부는 이미 여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중국산 태양광패널·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에 양자협의를 요구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이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한 양자합의 요청서를 통해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과 세이프가드 협정을 위반했다"며 세이프가드 완화 혹은 철회를 요구했다. 중국은 미국 세이프가드가 초래한 중국 측 손해에 대한 보상도 WTO 측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은 지난 4일 미국산 수수를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 소식과 함께 "중국도 미국에 휘두를 수 있는 몽둥이가 많다"며 무역 보복을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통상 압력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안정훈 기자 / 홍혜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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