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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미얀마, 이달 '로힝야 유엔 조사단' 방문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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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시기 아냐"…유엔, 올봄 재추진 전망

AP통신, 라카인州 집단 암매장지 보도

뉴스1

지난 12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의 난민 캠프에서 식수 보급을 기다리는 로힝야족 어린이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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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미얀마 북부에 로힝야족을 암매장한 무덤이 무더기로 존재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미얀마 정부가 유엔 조사단의 이달 방문을 1일(현지시간) 거절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쿠웨이트의 만수르 알 오타이비 대사는 미얀마 정부가 "바람직한 시기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유엔 조사단의 입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얀마 정부가 유엔 조사단의 방문 자체를 거절한 것은 아니라면서 "다른 안보리 회원국들이 3월 또는 4월쯤 다음 단계에서 방문을 조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이비 대사는 또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이 주로 거주하는 북부 라카인주(州) 내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정부의 입장은 전날 AP통신이 라카인주의 구다르파인 마을의 최소 5곳에서 로힝야족이 무더기로 가매장돼 있다는 보도한 가운데 나왔다. 통신은 미얀마를 떠나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로힝야족 난민들의 증언과 휴대폰 영상 등을 근거로 최대 400여명이 사망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과 미국 국무부는 무덤 보도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며, 조사단 파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극도로 우려된다"며 "이 보도는 유엔이 (라카인주에) 접근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를 매우 주시하고 있다"며 "인권을 침해하고 위반한 이들이 책임을 지도록 돕는 데 계속해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힝야족은 이슬람 소수민족으로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불법 이민자'로 박해 받았다. 미얀마 군은 지난해 8월 말 로힝야족 무장단체 소탕을 명분 삼아 라카인주에서 군사 작전을 펼쳤고, 지금까지 로힝야족 69만명이 이웃국 방글라데시로 피난하는 결과를 낳았다.

유엔은 로힝야족의 대규모 피난 사태를 유발한 미얀마 군의 행보를 '인종 청소'라고 앞서 규탄했다.

미얀마 정부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구다르파인 마을에 대한 AP통신의 보도 또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얀마 정부가 인정한 로힝야족 학살사건은 지난해 9월2일 라카인주 인딘 마을에서 발생한 것이 유일하다. 미얀마 정부는 이 사건 역시 '테러범들을 소탕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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