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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여성 10명 중 9명 '데이트폭력'…결혼 후 '가정폭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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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자체 최초 서울거주 여성 2000명 대상 '데이트폭력 피해 실태조사'

아시아투데이

데이트폭력 피해 실태. / 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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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은희 기자 = 여성 10명 중 9명이 데이트폭력을 당했고 피해자 절반가량이 상대방과 결혼해 일부 가정폭력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시가 지자체 최초로 실시한 ‘데이트폭력 피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거주 여성 2000명 중 1770명(88.5%)이 데이트폭력을 경험했다.

피해자 중 ‘정신적 고통’(24.5%)과 ‘위협 및 공포심’(22%)을 느꼈다는 응답이 주로 많았고 ‘신체적 피해’를 입은 10.7% 가운데 37.4%는 병원치료까지 받았다.

언어·신체·성적 폭력 등 유형별로 시작 시기는 다르지만 대부분 사귄 후 1년 이내에 폭력이 시작됐다고 답했으며 대응에 있어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피해자 46.4%는 ‘상대방과 결혼’했고 이중 17.4%가 ‘가정폭력으로 이어졌다’고 응답해 데이트폭력에 대한 예방교육 및 피해지원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동을 통제하는 유형의 데이트폭력의 경우 ‘누구와 있었는지 항상 확인했다’가 62.4%로 가장 많았으며 ‘옷차림 간섭 및 제한’이 56.8%로 뒤를 이었다. 행동통제가 시작된 시기 중 1년 미만은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언어·정서·경제적 폭력은 ‘화가 나서 발을 세게 구르거나 문을 세게 닫음’(42.5%)과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너 때문이야라는 말을 한다’(42.2%)가 대부분이었다.

신체적 폭력은 ‘팔목이나 몸을 힘껏 움켜잡음’이 35%로 가장 많았고 ‘심하게 때리거나 목을 조름’(14.3%)·‘상대의 폭행으로 인해 병원치료’(13.9%)·‘칼(가위) 등의 흉기로 상해’(11.6%) 등 폭력 정도가 심한 경우도 10%를 넘었다.

성적 폭력은 ‘내가 원하지 않는데 얼굴·팔·다리 등 몸을 만짐’(44.2%)에 이어 ‘나의 의사에 상관없이 가슴·엉덩이 또는 성기를 만짐’(41.2%)이 많았다. ‘성관계를 하기 위해 완력이나 흉기를 사용함’(14.7%)·‘내가 원치 않는 성관계 동영상이나 나체 사진을 찍음’(13.8%)과 같은 피해도 있었다.

유형별 본인이 취한 조치를 묻는 질문에 4개 유형 모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과반 이상을 차지해 데이트폭력 피해를 쉬쉬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신체적 폭력에서 가장 많은 응답이 나왔으나 9.1%에 그쳤다.

피해자가 전문상담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피해가 심각하지 않아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했어도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등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 지원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시는 올해 ‘데이트폭력 상담 전용콜’(02-1366)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데이트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첫 운영해 의료비·법적지원·피해자 치유회복 및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학생 대상의 데이트폭력 예방교육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데이트폭력 피해자지원 매뉴얼을 만들어 다음달 중 관련 기관에 배포하고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엄규숙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데이트폭력은 그 피해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친밀한 관계임을 이유로 피해를 선뜻 밝히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다”며 “이로 인해 데이트폭력을 당하고도 문제해결 없이 결혼하고 가정폭력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 이번 실태조사의 가장 큰 발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이번 데이트폭력 실태조사를 토대로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의 연장선상에서 데이트폭력 피해자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데이트폭력 예방을 위한 인식 확산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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