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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노규민 기자의 예능★곡] 장성규 아나운서, '제2의 전현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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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노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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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장성규 아나운서/ 사진=방송화면

‘아나운서=뉴스 전달자’라는 고전적 이미지나 등식이 깨진 지는 오래다. 토크쇼,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출연 등의 ‘외도’가 잦아졌다. 성공 사례도 여럿이다. 김성주와 전현무가 대표적이다. 2000년 공채 아나운서로 MBC 에 입사한 김성주는 맛깔나는 스포츠 중계로 인기를 얻다가 프리랜서로 전향해 Mnet ‘슈퍼스타k’ ‘아빠 어디가’ 등을 거쳐 지금은 예능계의 톱스타가 됐다. 전현무는 2006년 KBS 32기 아나운서로 시작해 신입 때부터 ‘예능 전문’을 자처했다. 아나운서 특유의 반듯한 이미지는 일찌감치 버렸다. 망가짐도 불사하며 웃음을 제조했다. 아이돌 댄스를 아무렇게 재해석하고, 특유의 콧소리로 노래를 열창하며 예능감을 발산했다. 지난해 MBC ‘연예대상’에서는 유재석을 제치고 대상을 수상했다.

‘제2의 전현무’가 되겠다며 예능 최전선에 나선 또 한 명의 아나운서가 있다. 장성규 JTBC 아나운서다. 지상파와 케이블을 불문하고 종횡무진 활약하는 전현무에 비하면 아직은 어린 잎 수준이지만 ‘아는형님’을 비롯한 JTBC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그의 활약은 마치 초창기 전현무를 보는 듯하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현무 형께서 길을 열어주신 덕분에 내가 까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존경하는 형께서 내가 방송인으로서 꿈꾸는 최종 목표를 먼저 이루셨다. 항상 내가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시던 현무 형. 오늘은 까마득한 후배가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2017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전현무를 향한 글이다. 그가 말한 최종 목표란 무엇일까? ‘연예대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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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규 아나운서 / 사진제공=JTBC

장성규는 2011년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에서 공채 아나운서를 뽑기 위해 시도했던 ‘신입사원’이라는 코너에 출연해 최후의 5인까지 올라가며 주목 받았다. 최종 합격자로 선정되진 않았지만 그해 12월 개국한 JTBC 특채로 영입돼 화제를 모았다. 당시 ‘신입사원’에서 보여준 강한 존재감 덕분에 중·대형 기획사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는 등 차세대 예능 MC로 주목 받았으나 결국 JTBC 아나운서의 길을 택했다.

장성규는 JTBC ‘예능 전문 아나운서’ 1호다. 뉴스보다 교양· 예능 프로그램에 더 많이 출연했다. 개국 초기부터 그는 ‘얼굴 마담’ 수준으로 여기저기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 때마다 다분한 ‘끼’로 남다른 감각을 발휘하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했다.

2013년 장성규는 시트콤과 콩트를 결합한 JTBC ‘시트콩 로얄빌라'(이하 ‘로얄빌라’)에 고정으로 출연했다. ‘로얄빌라’의 ‘신세계'(신생아들이 바라보는 세계) 라는 코너에서 청담동 베이비로 등장해 남다른 입담과 개그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스꽝스러운 분장도 마다하지 않았다. 장성규는 ‘신세계’에서 “전 전현무가 좋아요”라고 말하는 조세호에게 “내 인지도도 전현무 만큼 높다”고 사심섞인 멘트를 당당하게 날려 주목받기도 했다.

그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얼굴을 알린 건 ‘아는형님’에서다. 특히 2016년 5월 ‘프로듀스 101’의 장 대표(장근석)로 변신해 주목 받았다. 웬만한 아나운서는 소화할 수 없는 충격적인 비주얼은 물론 장 대표에 빙의된 듯한 연기력으로 예능감을 폭발시켰다. 인피니트, I.O.I, 다이아, AOA, 우주소녀 등 주로 아이돌이 게스트로 출연할 때 박사, 선생님 등으로 등장해 파격적인 분장과 능청스러운 연기로 활약했다.

지난해 2월 방송된 정소민-조우종 편에서는 20년 후 JTBC 아나운서 국장으로 등장해 조우종을 상대로 “네가 꿈꾸는 제2의 전현무? 아니야 이제부터 다시 꿈꿔. 제2의 장성규!” 라고 프리스타일 디스랩을 선보였다. 이날 장성규는 또 다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장성규가 ‘아는형님’에 등장할 때마다 ‘형님’들은 “고생이 많다” “이번 생에 뉴스는 끝났다”며 그를 놀리듯 말했다. 그러면서도 “성규 아직 프리 안 했니?” “프리 선언 했으면 좋겠어” 라며 그의 독립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아는형님’에 출연한 이상엽은 장성규를 희망 짝꿍으로 꼽았다. “살면서 그런 특이한 캐릭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서 진심으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에 깜짝 출연한 장성규는 이상엽과 발음 대결을 펼쳤다. 그는 정확한 발음으로 문장을 읽어 나가는 등 그간 가려져있던 아나운서로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고, 해맑은 모습으로 “뉴스 안녕”이라며 깨알 웃음을 선사했다.

장성규는 “프리선언을 언제 할 거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JTBC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쉽게 떠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인터뷰에서는 “전현무 선배처럼 유명 쇼 프로그램 원톱으로 패널들과 함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능전문 아나운서’의 꼬리표를 떼고 프리랜서 방송인으로서 더 넓은 길을 선택할 가능성을 열어 둔 셈이다. ‘제2의 전현무’를 향한 장성규의 꿈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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