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파란만장` 안현수…도핑 의혹 진실은?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스타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33)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무대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그동안 파벌 논란, 귀화 소동 등 수많은 위기를 넘기고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이어온 빅토르 안이지만 끝내 '불명예 은퇴' 위기에 놓이게 됐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주요 언론들은 22일(현지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 국적으로 귀화한 빅토르 안의 개인 자격 출전을 불허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실태를 폭로한 캐나다 법학자 리처드 매클래런의 보고서에 빅토르 안이 포함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미 IOC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도핑에 대한 징계로 러시아 선수단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금하고, 도핑 심사를 통과한 선수만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최근에는 출전을 신청한 러시아 선수 500명 중 111명을 '클린 선수풀'에서 제외했는데 이 중에 빅토르 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사실만으로 아직 빅토르 안의 약물 사용 여부를 알 수는 없다. 매클래런 보고서는 각종 내부고발자 인터뷰와 이메일 등 방대한 양의 자료를 조사해 작성됐고, 이 중에는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는 선수들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통해 구제받을 시간조차 모자라기 때문에 빅토르 안이 평창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2002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에서 세계 무대에 자신을 처음 알린 안현수는 4년 뒤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1000m, 1500m, 5000m 계주 금메달과 500m 동메달을 따내며 단숨에 '쇼트트랙 황제'로 등극한 인물이다. 하지만 2008년 무릎 부상 이후 대표팀 선발전까지 탈락하면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한 안현수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 된 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또다시 3관왕과 동메달 1개를 거머쥐며 제2의 전성기를 연 바 있다.

1985년생인 빅토르 안은 이번 시즌에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4차 월드컵에서 노메달에 그쳤지만 지난 13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8 유럽 쇼트트랙선수권대회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슬슬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15년 이상 세계 쇼트트랙 간판스타로 군림해온 빅토르 안이 올림픽 무대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평창 흥행이라는 측면에서도 아쉬운 일이다. AFP통신이 최근 그를 올림픽에서 주목할 선수 10명 중 한 명으로 선정하기도 했지만 허망하게 올림픽과의 인연을 끝낼 위기에 놓였다.

러시아 RT방송은 23일 "빅토르 안이 모스크바 훈련장에서 장비를 점검하던 도중 관련 보도를 알게 됐다"며 "빅토르 안은 보도 내용에 대해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용익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