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中, 힙합 가수 TV 출연 금지령…“저속하고 음란한 문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국 방송 감독기관인 국가광전총국(國家廣電總局)이 각 방송사에 힙합 가수와 팔에 문신이 새겨진 연예인의 출연을 금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23일 신화통신 등 주요 관영언론에 따르면, 국가광전총국은 지난 19일 “저속하고 불건전한 문화를 TV프로그램에서 취급하지 마라”며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이 밖에도 ▲사회적 스캔들을 일으키는 연예인 ▲도덕성이 떨어지는 연예인 ▲저속한 연예인 ▲사상 수준이 낮은 연예인 등 출연 금지 기준을 추가로 제시했다.

조선일보

중국의 유명 래퍼 왕하오 /웨이보


중국 당국이 ‘힙합 금지령’을 내린 결정적인 계기는 ‘PG One’이라는 예명을 쓰는 힙합 가수 왕하오(王昊)가 최근 유명세를 타면서부터다. 왕하오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며 그의 노래가 소셜미디어에서 자주 거론되던 와중에, 그가 2015년 발매한 노래 ‘크리스마스’의 가사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 ‘크리스마스 이브’엔 ‘여성이 자신의 집에 와서 돈 냄새를 맡는다’, ‘마세라티(고급차)를 타면 모두 내 바비돌(인형)이 된다’는 등의 표현이 담겨 있다. 중국 당국은 이 노래의 가사가 약물 사용을 권장하고 여성을 경멸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왕하오는 “초기 힙합과 흑인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며 “중국 당국과 대중의 감시 활동을 감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 방송에서 힙합 가수가 등장한 것은 지난해 여름 한국의 ‘쇼미더머니’를 모방해 만든 ‘랩오브차이나’가 전파를 타면서부터다. 그러나 주요 관영매체는 ‘랩오브차이나’ 등 힙합 가수의 방송활동을 ‘저속하다’고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체제 비판을 주로 다루는 힙합 문화가 일반 대중에 퍼질 것을 우려한 중국 공산당의 지나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민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