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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이 낳지 않는 중국인…늙어가는 인구 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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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신생아 급감, 고령화 가속…'두 자녀' 허용 약발 끝
젊은 층 갈수록 얇아져…"중국 경제 구조 재구성 될 것"]

머니투데이


세계 최고 인구 대국 중국이 늙어가고 있다. 아이 울음소리가 크게 줄고, 부양할 노인은 많아졌다.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 층은 갈수록 줄고 있다. 당장 출산 장려와 고령층 보호를 위한 사회비용이 크게 늘면서, GDP(국내총생산)의 3배 가까운 부채를 짊어진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 저출산·고령화 향하는 인구 대국

중국 정부는 2015년 말 35년간 유지해온 산아제한 정책, 이른바 '한 자녀 정책'을 폐기했다. 2016년부터 둘째 출산을 합법화했다. 해마다 낮아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정책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신생아 수는 전년 대비 131만명 늘어난 1786만명에 달했다. 1999년 이후 최다였다. 그러나 정책 효과는 길게 가지 않았다. 중국에서 지난해 출생한 신생아는 1723명으로 작년보다 3.5% 감소했다. 둘째 아이는커녕 첫째 출산이 249만명이나 줄었다. 중국의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위생계생위)는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면서 연간 신생아수가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수치는 이에 한참 못 미쳤다.

중국 출산율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높은 양육비가 꼽힌다. 특히 교육비가 많이 든다. 대부분이 맞벌이 가정인 중국에서 학원 등 사교육에 지출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적당한 비용으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기 유치원도 부족하다. 중국 매체 찬카오샤오시(參考消息)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유치원에 가야 할 나이의 아동은 4264만명에 달했으나, 공립유치원은 8만6000곳에 불과했다. 초혼 시기가 늦어지는 점도 문제다. 상하이 여성들의 평균 결혼 연령은 2011년 27에서 2016년 30세로 높아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2025년 중국 내 20~39세 1인 가구가 한국 전체 인구와 맞먹는 50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통계도 발표했다.

마틴 휘트 하버드대학교 사회학 교수는 "중국 일부 가정은 한 자녀 정책 폐지 효과를 누리겠지만, 심지어 농촌에서도 자녀 교육비 지출을 걱정한다"며 "사람들이 더 많은 자녀를 갖도록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인구학 전문가 스튜어트 기텔 바스텐은 "중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일은 매우 어렵다"면서 "평균 결혼 연령이 올라가고 있는데 이 역시 출산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신생아 수는 크게 줄어 든 반면 고령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중국의 60세 이상 고령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1000만명 증가한 2억4090만명에 달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7.3%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고령자를 부양해야 하는 16세부터 59세 사이의 젊은 층 인구는 2016년 9억747만명에서 지난해 9억199만명으로 감소했다. 2012년부터 6년 연속으로 줄고 있다. 이 같은 속도라면 2030년 8억3000만명에 이어 2050년 7억명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 인구도 2030년 14억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UN(국제연합)은 2024년 인도 인구가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18~44세 인구가 3000만명 줄어들 것”이라며 "중국이 산아 제한 정책을 추가로 완화하거나 그것을 완전히 없애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1.3명이 한 명을 부양하는 사회

중국의 저출산·고령화 심화는 중국 경제도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우선 연금과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비용이 많이 증가한다. 중국 직장인들이 가입하는 종업원 기본양로보험은 2016년 총수입의 16%인 4630억위안을 국가 재정에서 보전했다. 중국 헤이룽장성의 경우, 한 명의 연금 수급자를 1.3명의 가입자가 지탱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했다.

연금 납부자가 적어지면 자연히 국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나라에서 부족한 연금을 보충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국고는 넉넉하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 중국의 비금융부문 부채 총액은 28조달러(약 3경원)에 달한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총부채 비율은 2008년 140%에서 현재 257%로 확대됐다.

세계적인 투자분석회사 모닝스타는 "중국의 인구 구조는 지난 30년 동안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으며, 투자 집약적인 경제 모델을 지원했다"면서 "앞으로 중국의 인구 구조 변화는 성장 속도를 낮추고 중국 경제 구조를 급격히 재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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