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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년간 증가한 부의 82%는 ‘상위 1%’ 손에 쥐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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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옥스팜 보고서, 2016년 3월부터 1년간 이틀에 1명씩 억만장자 늘어

향후 20년간 최대 부호 500명 상속액은 2565조3600억원으로 추정

비아니마 총재 “억만장자 호황은 성장 신호 아닌 실패한 시스템 증상”



한겨레

베트남 동나이성의 한 의류공장에서 지난해 11월 한 여성 노동자가 겨울용 외투를 만들고 있다. 옥스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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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부터 1년간 전 세계적으로 증가한 부의 82%는 부호 1% 손에 쥐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세계 소득 하위 50%인 37억명의 부는 증가하지 않았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2일 ‘부가 아닌 노동에 보상하라’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히며, “평범한 노동자들을 위해 경제 구조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의류 기업 자라가 2016년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테가에게 지급한 주식 배당금은 13억유로(약 1조6992억원)이지만, 방글라데시 재봉사가 한 해 벌어들인 돈은 900달러(약 96만3000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세계 억만장자 순위 4위에 오른 오르테가의 자산은 713억달러로 추산된다.

자산 10억달러 이상을 소유한 세계 억만장자들의 소득은 2010년 이후 연평균 13%씩 증가한 반면, 노동자의 임금은 평균 2% 증가하는 데 그쳤을 만큼 부의 불평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2016년 3월부터 1년 사이 억만장자가 이틀에 한 명꼴로 증가했고, 이 기간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7620억달러 늘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이는 세계 최빈곤층의 빈곤을 7번이나 끝낼 수 있는 규모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지난해 3월 발표한 ‘2017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를 보면, 자산이 10억달러 이상인 억만장자는 2043명으로 전년(1810명)보다 13% 증가했다.

보고서는 3분의 2에 달하는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상속과 독점의 결과물이라면서, 향후 20년간 세계 최상위 부호 500명이 자손에게 상속할 액수는 2조4000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7위인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다. 보고서는 또 10개국에서 7만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부유층과 빈곤층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지적했다.

옥스팜은 23일부터 나흘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을 계기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부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주주와 최고경영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의 제한, 성별 임금 격차 해소, 세금 회피에 대한 단속 등을 뼈대로 하는 인간 중심 경제(휴먼 이코노미)를 제안했다.

위니 비아니마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억만장자의 호황은 경제가 번성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닌 실패한 경제 시스템의 증상”이라며 “옷을 만들고 휴대폰을 조립하고, 식량을 재배하는 사람들은 기업과 억만장자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착취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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